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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전립선비대① 男만 아는 고통 전립선 02

졸졸졸 수도관, 참기 힘든 고통

50대 50%, 60대 60% 전립선비대 … 대부분 약물치료, 안 되면 수술해야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졸졸졸 수도관, 참기 힘든 고통

졸졸졸 수도관, 참기 힘든 고통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51) 씨. 180cm가 넘는 큰 키에 젊은 시절 운동으로 다진 건장한 체격 덕분에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그에게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폭포수 같던 소변 줄기가 몇 달 전부터 부쩍 가늘어진 데다 소변을 보고 난 뒤에도 영 개운치 않은 것. 날씨가 추워지면서 소변은 더 자주 마려운데 나오는 양이나 힘은 신통치 않으니 부하직원들 눈 피해 화장실에 들락거리느라 진땀을 흘린다.

바지 지퍼를 내린 채 변기 앞에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괜히 물만 내리는 일이 잦아지면 남성들은 으레 ‘나도 이제 늙었구나!’ 하고 고개를 떨어뜨린다. 그러나 노화현상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말면 병을 키워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우려가 크다. 연세대 의대 비뇨기과학교실 홍성준 교수는 “치매, 파킨슨씨병, 중풍, 척추손상, 전립선암, 방광암 등이 배뇨장애를 일으키지만, 50대 이후 남성의 경우 가장 흔하게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은 전립선비대증”이라고 말한다. 전문의들은 50대 남성의 절반 정도가 전립선비대증으로 배뇨장애를 겪고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방치하면 신부전 올 수도

전립선비대증은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도를 반지처럼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이 커져 소변의 흐름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호두알만 한 장기로, 정액의 일부를 만들고 정자에 영양을 공급한다. 태어날 땐 완두콩만 하던 것이 사춘기 때부터 빠르게 성장해 20대 후반이면 무게가 20g 정도에 이른다. 30세 이후에도 속도는 줄지만 계속해서 조금씩 커진다. 성인 남성의 경우 부피가 20㎖ 정도이나 전립선비대증에 걸리면 약 40㎖로 커지고 드물게는 100~200㎖까지 는다.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다 보니 암의 전단계가 아닌가 우려하는 이도 많은데, 전립선비대증이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약 3%가 전립선암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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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TP, 홀뮴 레이저 치료 주목



전립선이 요도를 에워싸고 있다 보니 전립선이 커지면 안쪽의 요도를 압박해 소변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을 본 뒤에도 개운치 않은 잔뇨감(殘尿感)이 전립선비대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특히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잠을 설치는 경우,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고 한참 기다려야 하거나 아랫배에 힘을 줘야만 나오는 경우, 또 소변 줄기가 점차 가늘어지고 중간에 끊기는 경우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고환을 가진 40대 이상 남성에게만 발병하는 것으로 보아 나이와 남성호르몬이 중요한 요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건강한 40세 남자가 80세까지 살 경우 80세 이전에 전립선 수술을 받을 확률이 30~

40%나 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서양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동서양의 발생률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과도 관련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을 의심케 하는 증상은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나타나지 않고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드러난다. 그래서 많은 경우 나이가 들어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라 생각하고 방치하는데, 자칫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방광에 남아 있으면 요로감염, 요독증, 방광결석 등에 걸릴 확률이 높고, 억지로 소변을 내보내기 위해 방광이 높은 압력을 유지하다 보면 기능이 손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 전립선의 압박이 심해지면 요도 내 혈관이 파열돼 혈뇨가 나오거나, 방광출구와 요도가 막혀 소변이 한 방울도 안 나오는 응급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드물게는 신부전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IPSS)를 이용해 자가진단 후 8점이 넘으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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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치료는 환자의 나이와 병력, 증상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증상이 가볍거나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환자에겐 별다른 치료 없이 지켜보는 관망요법(대기요법)을 쓴다. 삼성서울병원 이성원 교수는 “과거에 비하면 환자들이 발병 초기,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병원을 찾아 약 90%의 환자는 약물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알파차단제와 남성호르몬 억제제가 있다.

알파차단제는 전립선 및 방광출구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곤란 증상을 완화한다. 본래 전립선과 방광출구에는 알파교감신경이 분포해 소변이 새지 않도록 긴장도를 유지하는데, 이 알파교감신경을 차단함으로써 요도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 소변을 시원하게 보도록 하는 것. 빠르면 일주일 안에 증상이 부분적으로 호전되고, 치료효과가 최대로 나타나기까지는 보통 2~3개월이 걸린다. 다만 어지럼증, 두통, 피로감 같은 부작용이 있으며, 드물게는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한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전립선 조직 내에서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돼 10배 이상 강력한 작용을 한다. 생식기관인 전립선이 성장하려면 이 DHT 호르몬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겐 DHT 생성을 줄이는 약물을 투여하는데,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가 바로 그것이다. 증상이 호전되기까지는 3~6개월이 걸리며 전립선이 30~40㎖ 이상으로 커졌을 때 효과가 크다. 전립선암 여부를 확인하는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므로 주의가 필요하다(39쪽 기사 참조).

약물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방광이나 신장기능이 손상됐거나 손상될 위험이 있는 경우,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거나 혈뇨, 방광결석,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전립선이 매우 크거나 요도질환이 있으면 아랫배나 회음부를 절개해야 하지만, 많은 경우 요도에 기구를 삽입해 전립선을 도려낸다. 이를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TURP)이라고 하는데, 음경을 통해 내시경 기구를 삽입, 요도를 관통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전신마취나 척추마취 후 1시간~1시간 반 정도 걸리며 일주일 입원해야 한다. 부작용으로는 정액이 방광으로 흘러들어가는 역행성 사정, 출혈, 요실금, 요도협착 등이 있다. 전립선이 약 30g 이하로 커진 경우엔 전립선을 조금 절개해 배뇨를 원활하게 하는 경요도 전립선 절개술(TUIP)을 이용할 수 있다. 수술시간이 짧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게 장점이다. 다만 전립선이 클수록 수술 성공률이 떨어진다. 마취 및 수술의 위험성, 입원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을 보완한 최소침습적 치료법도 다양하게 보급됐다. 풍선확장술, 고온열치료, 경요도 세침소작법, 초음파소작법, 전립선 내 부목 설치 등이 있는데, 합병증 발생 위험이 적은 대신에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보다 치료효과는 떨어진다. 최근엔 KTP나 홀뮴(Holmium) 레이저를 이용한 시술이 주목받고 있다(28쪽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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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염이 시작됐다면 음주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육류 대신 콩 섭취 … 예방검진 절실

노화를 막을 수 없고, 남성호르몬 억제로 인한 부작용을 감당하기 힘든 만큼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려면 정기검진으로 건강상태를 꾸준히 살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생활에서는, 전립선비대증이 북유럽과 북미지역에서 많이 발생해온 데다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관련 있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대신 채소와 과일, 생선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콩에 함유된 제니스테인(genistein)이 전립선비대증 조직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에서는 전립선 건강에 좋다며 콩으로 만든 과자가 판매될 정도.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았으나 증상이 경미하다면 소변을 참지 말아야 한다. 소변을 자주 볼수록 방광 속 압력이 낮아지고, 방광이 완전히 비워져야 화장실에 가는 빈도도 낮아진다. 저녁에는 되도록 음료를 마시지 말고, 특히 카페인 음료를 피한다. 음주는 방광의 과도한 팽창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과음을 삼가고, 감기약을 복용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감기약 성분이 방광출구를 조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009.12.08 714호 (p20~22)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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