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1

2009.04.14

머리 좀 나쁘면 어때? 스타일은 끝내주는 ‘바이오 P’

  • 입력2009-04-10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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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좀 나쁘면 어때? 스타일은 끝내주는 ‘바이오 P’
    ‘바이오 P’를 사는 이들이 꼭 해봐야 할 실험이 있다. 청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보는 것. 그렇게 해도 될 만큼 작고 얇다. 그리고 튄다! 누구나 이게 정말 노트북이냐고 되묻는다. 맞다. 분명 노트북이다. 소니 스타일 노트북 ‘바이오 P’다.

    ‘바이오 P’의 해상도는 무려 1600x768. 하지만 화면 크기는 고작 20.32cm(8인치)다. 한 뼘이나 될까 싶은 작은 화면에 비해 해상도는 매우 높다. 좁쌀만 한 글자를 읽으려면 눈에 힘 좀 줘야 한다. 가로로 긴 화면비율 덕에 여러 창을 함께 볼 수 있지만, 여러 창을 띄울 만큼 성능이 받쳐주지 못하는 게 문제다.

    소니는 ‘바이오 P’에 비스타를 얹어놓았다. 1.6GHz의 아톰 Z530 프로세서를 과대평가한 게 아닐까 의문이 드는 선택이다. 2GB의 램은 모자라지 않으나 CPU와 내장 칩셋은 비스타의 기능을 수행하기에 역부족이다.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는 것은 자살 행위에 가깝다. SSD의 성능도 기대치를 밑돈다. 그래도 세팅만 잘하면 HD 영상(720P급)은 무난히 볼 수 있는 게 천만다행이랄까?

    그럼에도 ‘바이오 P’가 매력적인 것은 모양과 크기, 키보드만큼은 지금까지 써온 어떤 소형 노트북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바이오 P’는 고기 한 근(600g) 무게를 넘지 않는다. 넷북이 1.3kg 안팎, 일반 노트북이 2k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다. 게다가 비행기나 KTX의 테이블에 올려놓아도 자리가 남을 만큼 작다. 작은 덩치에 키보드를 노련하게 배치한 덕에 입력도 편하다.

    값은 비싸고 성능은 낮은데, 휴대하기 좋고 쓰기 편한 이 말도 안 되는 구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바이오 P’는 보편적인 모델이 아니다. 이용자들이 바라는 가격 대비 성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기는 힘들다. 다만 가치를 아는 마니아들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이게 바로 소니 스타일이니까.



    얼리어답터 칫솔 www.chitsol.com

    칫솔은 열혈 얼리어답터이자, 인기 블로그 ‘칫솔닷컴’을 운영하는 IT 전문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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