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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망각의 달인’, 국회 가다

  • 편집장 김진수

‘망각의 달인’, 국회 가다

‘망각의 달인’, 국회 가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달인을 만나다’의 ‘주간동아’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무려 81일 동안 갈 곳을 잃고 헤매는 ‘망각’ 18대 국회의원(이하 의원)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주간동아 : 선생님, 반갑습니다.

의원 : 반갑습니다.



주간동아 : 아니, 의원님 갈 곳이 어딘지 전혀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의원 : 네. 제가 당선된 건 기억나는데, 뭐 어찌어찌하다 보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네요.

주간동아 : 아, 그러시군요. 뭐, 서울 여의도 어디쯤이라던데, 진짜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의원 : 아, 전혀 생각나지 않아요. 그냥 어딜 좀 가야 할 텐데 할 뿐이지, 도통 기억이….

주간동아 : 저희가 테스트를 하기 위해 준비를 좀 했습니다. 먼저 이것부터 한번 보시죠. 국회수첩입니다.

의원 : (수첩을 보는 둥 마는 둥 한다.)

주간동아 : 어떠십니까?

의원 : 방(의원실)이 무척 많네요. 여기 어느 모텔이죠? 사람들 사진이랑 연락처가 죄다 적힌 걸 보니…. 흠, 모텔 내부용 장기투숙자 명단쯤 되나 보네.

주간동아 : 선생님 방이 몇 호인지, 본회의장이 어딘지 모르시겠습니까? 전혀?

의원 : 네, 모르겠어요. 여기에 제 방도 있나요?

주간동아 : 아~ 네. 그래서 저희가 요거보다 좀더 자극적인 것을 준비해봤습니다. 이게 국회의원 세비 명세서거든요. 와우~ 여기 적힌 금액만 봐도 제 기분이 그냥 므흣하네요. 요거 좀…, 요거 한번 보시죠, 네?

의원 : 네. 아, 이걸 봐도 느낌이 안 와요. 불감증이 심하거든요.(하지만 눈은 화등잔만 해진다.)

주간동아 : 네, 어떠십니까?

의원 : 전혀….

주간동아 : 선생님, 왜 그러십니까?

의원 : 뭐, 기억이….

주간동아 : 아니, 왜 갑자기 저한테 윙크를?

의원 : 아, 이게 습관이 돼가지고….

주간동아 : 그렇군요. 어쨌든 다음으로 저희가 준비한 건 금배지입니다. 요거 한번 옷에 달아보시죠.

의원 : 아~ 요게 평소 달아봐야지 하던 건데…. 그런데 이걸 어디 갈 때 착용해야 하는지 기억나질 않네요. 누가 만졌나? 벌써 많이 닳았네요. 근데 이게 무엇에 쓰는 거죠?

주간동아 : 괜찮으십니까?

의원 : 네.

주간동아 : 죄송한데, 갑자기 그 배지는 왜 그렇게 만지작거리시죠?

의원 : …예쁘잖아요.

주간동아 : 선생님, 갑자기 왜 그걸 깨무시고….

의원 : 아~, 순금인가 시험해보는 거죠. 4년이나 달 건데….

(의원, ‘주간동아’의 눈치만 슬쩍 보며 말이 없다.)

주간동아 : 아~ 선생님, 지금 그거 다시는 게, 실례지만 세비 때문은 아니시죠?

의원 : 국민, 불쌍한 우리 국민 생각이 나서 그럽니다.

주간동아 : 저희가 마지막으로 선생님 그…, 기억 좀 돌아오라고 종이뭉치를 준비했는데…. 이젠 기억이 나세요?

(의원, 갑자기 헛기침을 한다.)

주간동아 : 왜 그러십니까? 기침을?

의원 : 모르겠네. 요건 정말 기억나지 않아요. 기억이 없어!

주간동아 : 이게 켜켜이 쌓인 민생법안이야. 이제 기억 좀 떠올리지 그래?

(의원, 고개만 주억거린다.)

주간동아 : (의원 머리를 대본으로 치며) 나가! 재수 없어!

주간동아 : (의원 보좌관에게) 너 저놈 수제자지? (18대 의원 지역구 당선자 프로필을 보여주며) 너 근데 줄이나 제대로 선 거 같냐?

수제자(보좌관) : (프로필을 한참 바라보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가 그거 알면 지금 이렇게 제자 노릇 하겠어?

‘망각의 달인’, 국회 가다

편집장
김진수

주간동아 : 너도 나가!

KBS 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 달인을 만나다’편. 그 콘셉트로 꾸며본 ‘파행 국회의 재구성’이었습니다.

사족 : 18대 국회는 임기 시작 후 81일간 파행만 거듭하다 8월19일 가까스로 원구성에 합의했습니다. 다음번엔 수십 년간 속고만 사신 거국적 사기 피해의 달인, ‘국민’편이나 패러디해볼까요?



주간동아 2008.09.02 651호 (p6~7)

편집장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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