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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merging 8’ 展

톡톡 튀는 실험정신 ‘사회 꼬집기’

  • 류한승 미술평론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톡톡 튀는 실험정신 ‘사회 꼬집기’

톡톡 튀는 실험정신 ‘사회 꼬집기’

로와정 ‘Just Married’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영리 대안공간(alternative space) 중 하나인 쌈지스페이스는 ‘스튜디오 프로그램’으로 작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지원할 뿐 아니라, ‘이머징’전을 통해 역량 있는 작가들에게 작품 발표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이머징’전은 실험적, 비상업적 미술을 수용해 새로운 미술 담론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선정된 작가는 로와정, 류현미, 김시내다. 이들의 전시가 지금 창전동 쌈지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톡톡 튀는 실험정신 ‘사회 꼬집기’

류현미 ‘님의 변주곡’

세 작가 결혼·신앙 문제 등 다뤄

로와정은 지난 1월에 결혼한 노윤희와 정현석으로 구성된 팀이다. 화려하고 현란한 이미지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남녀의 신체를 윤곽선으로 표현하는 그들의 작업은 지극히 단순하고 차분해 보인다. 하지만 로와정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특히 결혼으로 얽힌 남녀의 역학구도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냄으로써 인간 심리를 섬세한 감성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Just Married’에서 남자는 왼손의 세 번째 손가락을 잘라 여자에게 준다. 다소 기괴하고 무시무시한 장면이다. 본래 결혼반지는 왼손 중지에 끼는 것이 정석이라고 한다. 이 세 번째 손가락은 남성의 성기 또는 남성의 책임과 의무를 상징한다. 즉 남성의 역할을 여성에게 넘기는 것이다. 더불어 서양에서 욕설로 통용되는 가운뎃손가락은 결혼제도에 대한 비판을 나타내기도 한다.

‘무명씨’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는 류현미는 ‘님의 변주곡’을 출품했다. ‘님의 변주곡’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한물간 찬송가의 변주곡 공연과 그와 관련된 설치작업이다. 그가 말하는 희망이란 개인으로서 또는 집단으로서 취하는 행동들의 원동력을 지칭한다.



톡톡 튀는 실험정신 ‘사회 꼬집기’

김시내 ‘Siren Song’ 설치작업

작가는 희망을 향한 우리 모습을 신앙에 비유하며, 위태롭게 쌓인 교회의 첨탑을 제시한다.

김시내의 작업은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simulation)’을 연상케 한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가상실재가 실재를 지배해 진짜와 가짜의 위치가 역전된다. 따라서 더 이상 모사할 실재가 없고, 가짜는 더 진짜 같은 하이퍼리얼리티를 생산한다. 사실 우리는 실제의 사건을 현실보다는 인터넷에서 확인하는 데 더 익숙하다. 또한 웹 브라우저에서 창출·유통·분배되는 정보들은 우리의 인식방식을 변화시킨다. 추상화처럼 보이는 ‘Browser Abstract’는 컴퓨터 브라우저 이미지를 조합한 것이며, ‘Siren Song’은 귀를 막아 허상을 구분 못하는 현대인을 은유한 사운드 설치작업이다(~ 5월31일, 문의 02-3142-1695).



주간동아 2008.04.29 633호 (p80~81)

류한승 미술평론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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