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8

2008.03.25

“교육환경 좋고 인프라도 빵빵, 여성들이 살기엔 최고죠”

[최상위 서울 노원구] 주거 만족도 단골 1위 … 공원도 가장 많고 개발 가능성도 매우 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8-03-19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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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환경 좋고 인프라도 빵빵, 여성들이 살기엔 최고죠”

    노원문화예술 회관에서 성악가 조수미 씨(오른쪽)가 공연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8년째 살고 있는 회사원 김민경(37) 씨는 ‘노원구를 떠날’ 생각이 없다. 이웃한 132㎡(40평형)대 아파트로 이사를 준비 중인 그는 “편의시설 많고, 좋은 학원 많고, 주변 환경 좋고, 인프라도 좋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집값이 컨디션(조건)에 비해 저평가돼 있지만 곧 제가치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원구는 1980년대 후반 건설된 오래된 ‘신시가지’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도시기반 시설이 가장 ‘계획적으로’ 갖춰진 곳이기도 하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팀이 지난해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역생활 여건을 분석한 결과 노원구는 대전 서구, 서울 강남구 등을 제치고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

    노원구는 복지, 문화, 주거, 기초 인프라에서 최고평가인 ‘++’를 받았고 교육, 의료, 환경에서도 ‘+’로 평가됐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아파트값도 꿈틀거리고 있다. 노원구는 최근 1년 동안 아파트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으로, 28조9731억원에서 32조6765억원으로 3조7034억원이 늘었다.

    노원구는 강북지역에서 소문난 ‘교육특구’다. 지난해엔 정부로부터 ‘국제화교육특구’로 지정받았다. 서울에서 외국어고등학교 합격자 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로, ‘동아일보’ 조사결과 노원구는 2004∼2007학년도 4년간 878명의 외고 합격자를 배출해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3월11일 밤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 수십대의 승용차가 인도 쪽 차도를 점령하고 늘어서 있다. 차를 몰고 온 사람은 대부분 40, 50대. 학원에 다니는 자녀를 태우러 온 학부모들이다. 노원구 학부모들은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무리해서 강남으로 이사 갈 필요가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교육환경 좋고 인프라도 빵빵, 여성들이 살기엔 최고죠”

    K-2리그 축구클럽 유치가 구상되고 있는 마들스타디움.

    최고의 학원가 강북의 소문난 교육특구

    최근 은행사거리 주변의 부동산값이 노원구는 물론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나타낸 배경엔 강남구 대치동에 버금가는 이 학원가가 있다. 2008년도 대학입시에서 노원구에 사는 고등학생의 서울 4년제 대학 합격률은 47%에 이른다. 주거만족도 같은 조사에서 노원구가 단골로 1위를 차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교육 환경이다.

    노원구는 서울에서 공원이 가장 많은(118개) 자치구이기도 하다.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이 감싸고 있어 자연환경도 우수하다. 하계동에 사는 김종철(42·교수) 씨는 “여성이 살기엔 최고라고들 한다. 대형 할인점이 많은 데다 교육 인프라도 우수하다. 아이들이 대학에 갈 때까지 계속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최근 ‘문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다음으로 규모가 큰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선 유명 음악가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최근 마들스타디움이 완공됐는데 K-2리그 축구클럽의 유치를 구상하고 있다. 강북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이 문화가 숨쉬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생활 여건 계속 좋아질 것

    노원구청은 최근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서울 강남의 도심공항터미널과 노원구청에서 각각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을 잰 것. 노원구에서 출발한 ‘버스’가 58분 만에 도착한 반면,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출발한 ‘승용차’는 1시간 20분이 걸렸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으로 노원구가 강북지역의 인천공항 배후도시가 된 것이다.

    노원구의 지역생활 여건은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노원역 주변의 창동차량기지(지하철 4호선)와 도봉면허시험장을 이전한 뒤 25만㎡(7만5000평) 터에 초대형·초고층 복합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삼성동의 코엑스가 진화된 형태로 들어선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노원구는 강북지역에서 가장 잘 정비된 도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새로 개발할 공간도 서울시에서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 창동차량기지 터에는 인천공항의 배후 거점으로 호텔, 공항터미널, 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 이 지역은 노원·중랑·성북·강북·도봉구와 의정부·남양주시의 거점으로 거듭나게 된다. 노원구 전체가 잠재적인 재건축, 재개발 지역인 만큼 초대형·초고층 복합단지가 들어설 즈음엔 주거지의 스카이라인도 눈부시게 바뀌어 있을 것이다.”

    노원구의 아파트값이 생활 여건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은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건설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중대형 아파트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에는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가 53개 단지 7만 가구에 이른다.

    인터뷰 이노근 노원구청장

    “도시 기본 요소 완벽한 곳… 10년 뒤 강남보다 더 좋은 주거지”


    “교육환경 좋고 인프라도 빵빵, 여성들이 살기엔 최고죠”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에서 주로 일한 이노근 노원구청장(사진)은 ‘아이디어맨’이다. 청계광장, 대학로·인사동 문화의 거리, 청계천 하류의 청계고가 교각 3개 보전, 덕수궁 수문장 교대의식 등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동대문야구장에 인공산을 만들자”는 제안으로 서울창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창동차량기지 이전 △경전철 유치 △동부간선도로 확장 △당헌천 복원공사 시작 △상계 뉴타운 계획 등 그가 구청장에 취임한 뒤 거둔 성과는 적지 않다. 그는 “명품 주거단지, 즉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부동산값을 올려주는 게 구청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 노원구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지역생활여건 평가에서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

    “당연한 결과다. 노원구에 살아보면 왜 그런지 알 것이다. 노원구는 도시로서의 기본 요소를 완벽히 갖춘 계획도시다. 교육과 환경도 어느 자치구보다 우수하다. 그런데 ‘집값’으론 최근 와서야 조금씩 평가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노원구가 장점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원구는 강북지역의 인천공항 배후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재건축, 리모델링 메리트도 많다. 소형 평형의 단지들은 명품 아파트로 바뀌어 나가게 된다. 서울시에서 오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해본다면, 노원구가 10년 안에 강남에 버금가는 주거지로 성장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어 보이겠다. 창동차량기지에 들어설 복합단지는 서울 동북지역 250만 인구의 거점이자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 노원구의 개발 청사진은?

    “성냥갑 스타일의 아파트가 밀집해 도약에 한계가 있었으나 앞으로 리모델링, 재건축이 이뤄질 것이다. 노원구에선 프리미엄급 디자인을 갖추지 못한 아파트는 허가받지 못한다. 앞으로 새로 짓는 아파트는 층수는 아주 높이고 건폐율은 낮게 해 녹지공간을 확보해야만 한다. 녹지공간, 편의시설, 체육시설은 생활편의를 높이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주차장 시설이 부족한 아파트가 주차장을 넓히는 공사를 하면서 단지 내 숲과 테니스장까지 없애기도 하는데, 이는 근시안적 행위다. 종합체육관도 건설할 예정인데, 프로농구연맹과 접촉해 프로농구 경기를 개최할 것이다. 당헌천 복원공사가 마무리되고 수락산댐이 완성되면 노원구의 환경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좋아진다. 아파트 담을 헐고 그 자리에 ‘작은 숲’을 만드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다. 거듭 말하건대, 도시 리모델링에 필요한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진 노원구는 10년 뒤 강남보다 더 살기 좋은 주거지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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