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4

2007.12.11

호주의 변화 책임질 ‘뉴 리더’

  • 시드니=윤필립 통신원 phillipsyd@naver.com

    입력2007-12-05 14:35: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호주의 변화 책임질 ‘뉴 리더’
    호주는 ‘변화’를 택했다. 11월24일 실시된 총선에서 호주 국민은 집권당인 자유-국민 연립당(이하 연립당) 대신 ‘새로운 리더십’을 슬로건으로 내건 노동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빈농 출신 케빈 러드(50) 당수가 새 총리로 부임하게 됐다.

    당초 예상과 달리 노동당이 집권한 데는 정책 따라하기를 일컫는 ‘나도주의(me- tooism)’가 한몫했다.

    여권에서 “케빈 러드의 세금 관련 선거공약은 연립당의 것을 91.5%나 베낀 것”이라고 맹공격하고 나섰을 정도다. 교육예산, 노인연금제도 등의 공약도 거의 똑같아서, 연립당이 애써 새로운 공약을 발표하면 다음 날 노동당이 “나도(me too)!”라고 발표하는 형국이었다.

    노동당은 “연립당과 똑같이 하겠다는데, 그게 위험하다면 연립당의 공약도 위험하단 말인가?”라고 반문함으로써 여권의 반발을 무마했다.

    어차피 진보 성향의 유권자와 젊은층은 노동당을 지지하게 마련. 여기에 보수적인 경제정책 공약을 내세워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까지 흡수했으니, 노동당은 연립당의 입지를 좁히는 이중효과를 거둔 셈이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제외한 노동당의 다른 선거공약들은 연립당과 똑같지 않다. 이라크에 파병 중인 호주군의 단계적 철수가 대표적인 예다.



    호주 퀸즐랜드주(州) 출신으로 15세 때 노동당에 입당한 러드 차기 총리는 1998년 연방의회 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2월 노동당 당수로 선출됐다.

    호주국립대에서 중국어와 중국역사를 전공한 그는 80년대 중후반 주중 호주대사관 외교관으로도 일한 바 있는 ‘중국통’이다. 중국어 실력이 뛰어나며 스스로 ‘루커원(陸克文)’이라는 중국 이름을 짓기도 했다. 앳된 외모 덕에 별명이 ‘해리 포터’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