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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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심장 ‘발의 신호’를 챙겨라!

무릎, 정강이, 골반, 허리까지 영향 … 발에 통증 족저근막염 치료 ‘입소문’

  • 박찬미 건강전문 라이터 merlin-p@hanmail.net

    입력2007-10-31 1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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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심장 ‘발의 신호’를 챙겨라!

    족저근막염 환자와 상담하는 박의현 원장.

    시대가 변화하면서 건강과 외모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했다. 웰빙지수가 행복지수와 비례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갑자기 운동에 빠지게 됐고, 아름다워 보이려는 욕구는 폭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 속으로 여성들의 발을 가두었기 때문이다.

    발은 발바닥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혈액을 펌핑하는 역할을 해줘 ‘제2의 심장’으로 불린다. 이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공학의 최대 걸작’이라 칭송한 발이지만, 한번 질환이 생기면 무릎과 정강이, 등, 골반, 허리의 건강까지도 해칠 수 있다.

    경기도 부천의 연세사랑병원 족부클리닉 소장을 맡고 있는 박의현 원장은 “사회 전반의 변화가 발 건강을 위협하고 족부질환을 발생시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그중 가장 많은 환자들이 호소하는 질환이 족저근막염이고, 무지외반증과 발목 인대 및 연골 손상이 그 뒤를 잇는다.

    초음파 에너지로 염증 조직 재생과 통증 완화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을 넓고 단단하게 싸고 있는 섬유성 막(膜)으로 뛰거나 걸을 때 발바닥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구실을 한다. 이 막에 갑작스럽거나 과도한 충격이 가해지면 염증성 변화가 생기고 섬유화와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를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족저근막염은 특히 운동을 자주 하지 않던 중년층에서 갑자기 운동을 한 경우나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족저근막염은 조금만 걸어도 발에 통증이 오거나 붓는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 자고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심하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으로는 스트레칭이나 보조기 착용, 소염제 투약,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요법, 물리치료 등과 같은 보존적 치료와 족저근막을 절개하는 수술적 치료가 있다.

    최근 각광받는 치료법은 체외충격파요법(ESWT)이다. 이는 염증이 있는 족저근막에 충격파를 가해 통증을 느끼는 자유신경세포를 과자극함으로써 통증에 대한 신경의 민감도를 떨어뜨려 통증을 완화하고, 새로운 혈관을 생성시켜 손상된 족저근막 조직이 정상화되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체외충격파 에너지로 사용되는 초음파의 강도는 통증과 염증 정도에 따라 조절되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총 3회 정도 시술받는다. 수술이 아니므로 입원이 필요 없으며 1회 치료에 15~20분 걸린다.

    불편한 신발, 무지외반증이나 발목 손상 불러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에게 많이 생기는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인 ‘무지’가 새끼발가락 쪽으로 ‘외반’, 즉 휘면서 관절이 튀어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튀어나온 관절 부위가 신발에 눌리면 통증이 심해지고, 이를 방치할 경우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발바닥으로 가는 신경이 눌려 염증 또는 찌릿찌릿한 느낌이 나는 신경종 등 여러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박 원장은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기형이 심해지면 보행에도 문제가 생기고 나아가 무릎과 엉덩이 관절, 허리에까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체형에도 영향을 주므로 수술이 최선의 치료법”이라며 “기존 수술은 튀어나온 뼈를 깎아냈지만 최근엔 뼈를 절제해 굽은 쪽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절골술을 시행한다”고 설명한다.

    전신 마취나 하반신 마취 없이 발목 아랫부분만 마취하므로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그만큼 회복기간도 짧다. 수술 후 깁스나 목발 없이 특수 신발을 신고 보행이 가능하다. 수술시간은 30분 정도로 짧고 절개 부위도 작아 2~3일만 입원하면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또한 과거처럼 연부조직만 수술한 경우에 비해 재발이나 합병증도 없다. 특수 봉합을 하므로 수술 후 흉터 걱정도 없다.

    발목 인대 및 연골 손상이란 염좌, 즉 발목이 삐는 것을 말한다. 발목 염좌는 발목 관절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끊어진 것인데,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발목 염좌는 자신의 발 치수보다 큰 신발을 신었을 경우에 발생한다. 평소 운동을 통해 발목 근육의 힘을 길러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

    제2의 심장 ‘발의 신호’를 챙겨라!

    무지외반증 환자에 대한 수술 모습.

    발목 염좌는 대개 급성인 경우 부어오르는 상태가 며칠 지나면 가라앉으면서 호전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0~20%가 만성적인 발목 염좌로 진전된다. 만성 염좌는 삐었던 부위를 또다시 반복해서 삐게 되고 그 사이 지속적인 연골 손상이 발생해 장기적으로 외상성 관절염이 생기기도 한다.

    발목 염좌의 치료 원칙은 흔히 영어의 머리글자를 따서 ‘RICE 요법’이라고 일컫는다. 이는 Rest(안정)와 Ice(얼음찜질), Compression(압박), Elevation(거상, 즉 누워 있을 때 발목을 심장 높이보다 위로 하여 부종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박 원장은 “만성 염좌인 경우엔 기능을 하지 못하는 바깥쪽 인대를 재건하고 반복적으로 삐어 발목 안에 생긴 연골 손상이나 연부조직이 끼이는 것을 관절내시경을 통해 치료한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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