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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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 비자금 조성 ‘뇌물 게이트’ 터지나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7-09-12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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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억대 비자금 조성 ‘뇌물 게이트’ 터지나

    김상진 씨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부산 연산동의 공사 현장. 원 안은 김씨.

    정윤재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의 소개로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2·한림토건 대표) 씨가 뇌물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부각되고 있다. 김씨는 부산시 연산동에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 인사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부산지방검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다. 9월5일에는 정 전 비서관과 함께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김씨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마산상고를 졸업했다. 지인들은 고향에서 사업을 하다 잘 안 돼 부산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다. 지인들은 그가 조용한 성격이라고 하지만 재개발 사업을 위해 용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는 ‘사업가다운’(?) 면모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사업 참여를 제안받았던 모 건설사 관계자는 “김씨가 사업 자체보다는 ‘당신 회사의 사장을 잘 안다’는 등 주로 인맥을 과시해 의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1년 만에 사업 예정지의 90%를 매입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노후한 주택을 한 채 사면 바로 철거해버렸기 때문에 옆집 소유주가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김씨는 사업 추진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땅값과 소요경비로 2650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부지 매입에 쓴 돈은 1700억원. 950억원에 달하는 차액 중 상당 금액이 김씨의 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인척 명의로 부산 근교의 최고급 골프장 VIP 회원권을 6억5000만원에 구입하고, 최고급 벤츠 승용차도 사들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씨는 상고 출신인 점을 내세워 부산 지역 금융계 인사들과 교류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서는 회계사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올해 초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 자리한 경남정보대 국제비즈니스 외국어계열에 입학해 1학기 평점 4.0의 학점을 취득했다고 한다. 2학기 등록을 마쳤지만, 수강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씨는 잠적한 상태다.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자택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가 타고 다니던 벤츠 승용차가 8월 말부터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아파트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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