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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산만한 당신 혹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닌지요?

성인 환자도 상당수… 충동적 성향 자주 폭발 땐 전문의 상담 필요

  • 천근아 관동대 의대 명지병원 교수

산만한 당신 혹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닌지요?

산만한 당신 혹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닌지요?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축축 늘어진다는 사람이 많다. 이처럼 기상이 변덕스러운 여름철엔 자연히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건망증이 잘 생기고 신경이 예민해져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기 쉽다. 이런 사람들은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능력이 떨어져 일을 벼락치기로 처리한다. 회의시간처럼 한곳에서 오랫동안 집중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며, 깊이 생각하지 않고 결정하곤 한다. 자주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시간관리가 엉망이 되면서 중요한 약속도 잊게 된다. 당연히 업무 능률도 바닥을 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인 성향의 사람에게선 교통사고가 잦다. 잦은 차로 변경, 난폭운전, 신호 위반 등으로 사고를 일으킨다. 자제력이 부족해 화를 잘 참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다툼도 많아진다. 이렇게 되면 가정불화도 끊이지 않을 게 뻔하다. 집중력 탓이라 생각하기엔 지나치다 싶은 이야기 같지만, 이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증상이 심각할 만큼 반복될 경우, 단순한 집중력 저하가 아니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ADHD는 흔히 아동에게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인에게 나타나는 경우도 꽤 있다. 어려서부터 산만한 개구쟁이였거나 조용하지만 집중력이 부족했던 사람, 지금도 화를 잘 참지 못하고 일을 벌이기는 잘하나 마무리를 못하는 사람, 매사에 귀찮고 참을성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양한 정신과적 질환과 공존



산만한 당신 혹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닌지요?

아동의 ADHD는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기 치료가 중요하다.

실제 한 보고에 따르면 40~80%의 ADHD 아동이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청소년기 ADHD의 약 50%는 성인기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기와 성인기의 ADHD는 반사회적 행동이나 약물남용, 우울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정신과적 질환과 공존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심한 경우 충동적 성향으로 인한 알코올 남용, 반사회적 인격장애, 폭발성 인격장애, 부부관계의 불화, 무분별한 씀씀이, 범법 행위, 잦은 이직, 직업 상실 등으로 개인의 일상생활이나 결혼생활은 물론 전반적인 사회 적응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ADHD는 현재까지 뇌의 이상이 주원인으로 밝혀져 있으며, 유전 가능성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따라서 부모가 이런 증상을 겪고 있다면 자녀에게도 유전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ADHD로 진단된 아동의 부모나 형제 중 30% 정도에서 주의력결핍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ADHD가 심각한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이로 인한 부모의 우울증, 형제자매의 심리적 충격, 모방행동 등이 동반돼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초등학교 3학년인 ADHD 아들을 둔 한 아버지는 송곳 같은 아들의 상태를 지켜보면서 온 가족이 늘 노심초사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만큼 이런 가정에서는 가장인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그동안 떨어진 집중력의 향상을 꾀하는 것은 물론 ADHD를 이해하고 살펴봄으로써 가족이 함께 개선하려는 노력에 아버지가 앞장서는 것은 어떨까.

첫째, 자녀와 함께 생활계획표를 작성해 약속이나 계획 등을 잊지 않도록 한다. 처리해야 할 모든 정보를 메모지, 수첩 등에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다. 둘째, 주변 환경은 자극을 최소화하도록 개선한다. 자녀의 공부방은 차분하게 정리정돈해 집중력을 높인다. 업무공간이라면 트인 곳보다는 책상 분리대(파티션)가 설치된 곳이 좋고, 작업 중 헤드폰 착용 등 불필요한 자극을 차단함으로써 집중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좋다. 셋째, 공부나 업무 시간을 짧게 하고 자주 쉬도록 한다.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집중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소그룹, 개별학습 등도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균형 잡힌 생활을 일상화한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 적당하고 정기적인 운동을 하며 취침과 기상 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부모가 모범을 보인다.

생활습관 개선하면 큰 효과

이와 같이 생활습관을 개선했는데도 계속 생활에 지장이 초래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본다. ADHD는 명백한 ‘질환’이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은 뒤에는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증상의 유형과 특성에 따라 상담·약물·행동치료 등 맞춤치료가 시행된다. 특히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선택해 충분한 기간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는 것은 ADHD 치료효과와 예후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문제를 외부 환경 탓으로만 돌린다면 소모되는 시간과 개인적·가정적으로 손해 보는 것이 너무도 많을 것이다. 혹시라도 기다리면 나아지겠거니 하고 낙관만 하다가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기를 당부한다.



주간동아 602호 (p70~71)

천근아 관동대 의대 명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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