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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의 ‘밤의 경제학’

“유흥가 매상? 주가를 보면 알잖아”

“유흥가 매상? 주가를 보면 알잖아”

주가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선 ‘역사적인’ 날. 기자는 서울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을 찾았다. 다소 이른 밤 9시. 그러나 빈자리는 ‘없었다’. 룸은 물론, 기본이 4만원 남짓 하는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빽빽했다. 대기표를 받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남성들도 20~30명이나 됐다.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벌써 자리가 없어. 이제 9신데….”

“요즘은 7시 넘으면 자리 없어요. 자리부터 잡고 저녁 먹으러 가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게 다 주식 때문이에요. 돈 버니까 술 생각 나고 여자 생각 나는 거죠.”

이틀 만에 180포인트가 폭락한 8월17일에도 기자는 같은 나이트클럽에 있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밤 10시가 다 됐는데도 나이트클럽은 반 이상 비어 있었다. 시간만 죽이는 웨이터들. 또 대화를 나눴다.

“오늘은 왜 이래? 사람들도 없고.”



“누가 술을 먹겠어요? 주식이 폭락했는데….”

주식시장이 냉온탕을 오간다. 사상 최대 폭락과 폭등이 오락가락한다. 그윽하고 간절한 눈빛으로 주식시장을 지켜보던 수많은 민초는 애간장을 태운다. 2000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던 며칠 전이 꿈만 같다.

룸살롱 갈 돈은 없고 소주 한잔 걸치기는 아쉬운 서민 직장인들이 기분 내기 위해 찾는 나이트클럽은 증시와 유흥업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웨이터 ‘박찬호’ ‘이쁜이’는 그날그날의 주식시세를 보며 매상을 전망한다.

“오늘 45포인트나 올랐잖아요. 당분간은 더 가겠죠. 남자 손님들한테 물어보면 대답이 다 똑같아. 주식으로 돈 벌면 뭘 할 건지. 우선 술을 먹고, 왕창 벌면 차 바꾸고…. 안 그래요?”

여의도 증권가도 마찬가지다. 증시가 폭발하면서 여의도 유흥가엔 술과 여자가 넘쳐났다. 10만원 남짓이면 먹을 수 있던 ‘BAR’의 국산 양주값은 슬금슬금 올라 15만원을 바라본다. 여의도와 거리가 있던 ‘텐프로’ 술집도 우후죽순 늘어난다. 돈이 넘친다는 증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4분기 주요 증권사들의 월평균 급여는 1000만원에 가까웠다.

팁 하나. 서울에 사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가봤을 서울 강남의 대형 나이트클럽들이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S, D 나이트클럽은 급기야 문을 닫았다. 요즘 나이트클럽에 자리를 잡기 힘든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다행히 내부 수리에 들어갔던 C 나이트클럽은 이름을 바꿔 재개장해 ‘원나잇 스탠더’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주간동아 602호 (p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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