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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방송 나이 네 살은 애교라고?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socio94@cbs.co.kr

고무줄 방송 나이 네 살은 애교라고?

고무줄 방송 나이 네 살은 애교라고?
월드컵이 낳은 섹시가수 미나(사진)가 최근 자신의 나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미나는 소속사가 방송 나이를 여섯 살 줄여 활동시키는 바람에 그동안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방송용으로 알려진 1978년생보다 여섯 살이나 많은 72년생이라는 것.

미나는 김창렬 이휘재 등과 동갑이지만 이들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촌극을 겪어왔다. 처음에는 열 살 낮추자는 소속사의 말에 양심상 도저히 그럴 수 없어 막내동생 나이에 맞췄다는 것이다. 사실 미나의 나이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이었다.

혼혈가수 윤미래도 열다섯 살에 데뷔했지만 소속사의 요구대로 열아홉 살로 위장해 활동하다가 최근 이 같은 사실을 고백했다. 가수 god의 박준형도 나이를 속인 과거가 있다. 그는 알려진 것(70년대생)보다 많은 69년생이다. 섹시한 컨셉트로 화제를 모은 현영은 성형 사실과 나이 고백을 함께 해 팬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많은 연예인들은 데뷔와 함께 나이를 속인다. 한때 가요계에선 ‘두 살 낮추는 것은 기본이고 네 살은 애교, 여섯 살은 도전’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나이 줄이기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최근 결혼한 박경림은 이 같은 연예가의 ‘고무줄 나이’에 당황스러웠다고 말한다. 분명 자신보다 서너 살 많아 보이는 여가수가 끝까지 동생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사회에선 나이를 늘려 연장자 행세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데 반해 연예계에선 저마다 나이를 낮추려고 노력한다.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층이 주로 10대, 20대인 만큼 그들 눈높이에 맞추려다 생긴 일종의 강박관념이다.



실제로 연예인들은 사석에서 고무줄 나이 때문에 서먹하고 어색해지는 일이 많다. A씨와 B씨는 동갑으로 알려져 있고 B씨는 C씨보다 나이가 많은데, C는 A의 형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B가 막내다. 이런 내막을 서로 알고 있다 보니 합석이라도 하려면 어색함 때문에 자리를 피하게 된다. 연예가에선 특별할 것도 없지만, 일반인들에겐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과거 윤다훈과 김정균의 쌍방 폭행과 이로 인한 법정공방도 결국 방송 나이와 실제 나이 차이에서 온 다툼 때문이었다.

툭하면 거짓말과 진실 고백, ‘모럴 해저드’ 퇴출시켜야

연예인들의 나이 속이기는 최근 인터넷 문화의 발달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누리꾼들이 연예인의 신상 정보를 빠르게 입수, 공개하면서 학교 졸업연도나 예전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혔던 ‘방송 나이’와 ‘실제 나이’ 간 진실은 금세 만천하에 드러난다.

재미있는 점은 나이 고백이 대부분 새 앨범을 내놓는 시점에 나온다는 것이다. 고백이 하나의 홍보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또 연예인 신변잡담 토크쇼에서는 조금 인기가 떨어진 가수나 연기자가 뭔가 새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고백함으로써 인기 도약을 꾀하는 경우도 많다. 제작진의 얄팍한 시청률 올리기와 연예인들의 성형 및 나이 속이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너그러운 태도가 결합해 이 같은 커밍아웃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만일 기업에서 나이를 속이거나 진실되지 못한 거짓으로 취업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당장 해고 사유에 해당돼 쫓겨났을 것이다. 최근 동국대 신정아 교수, 영어강사 이지영 씨의 학력 위조는 사회적 충격을 주었지만 연예계는 여전히 수많은 거짓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정작 주인공들은 꿈쩍도 않는 거짓말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

유독 연예계에서만 거짓말과 고백이 관대하게 취급된다. 연예인들의 이런 태도는 열애설이나 성형 사실, 나이 속이기, 립싱크, 사진 조작, 짝퉁 명품 중독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며 대중을 눈속임한다. 이러한 연예계의 ‘모럴 해저드’는 애교로만 받아들일 게 아니라 청소년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퇴출 시스템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연예인들이 좀더 솔직했으면 하는 바람은 과연 필자만의 욕심일까?



주간동아 2007.08.07 597호 (p82~83)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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