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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2007년 폭염의 진실

10년 동안 2131명 ‘사람 잡은 폭염’

1994~2003년 무더위로 인한 대도시 사망자 통계 … 94년 1083명 최다

  •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jeongim@kei.re.kr

10년 동안 2131명 ‘사람 잡은 폭염’

10년 동안 2131명 ‘사람 잡은 폭염’

2051년 서울에서만 폭염으로 640명이 초과 사망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몸이 더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앞 기사에서 잘 살펴봤을 것이다. 그런데 폭염으로 숨진 개인의 사망원인이 과연 더위 때문이었는지는 사망 당시 직장(直腸)의 체온을 측정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망원인을 판정할 때 직장의 체온을 측정하는 것은 관례가 아니므로 폭염으로 인한 사망으로 기록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폭염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경우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특정 지역이나 인구집단에서 폭염으로 평상시보다 초과 발생한 사망이 얼마나 되는지 추정하기 위해서는 통계학적인 연구방법을 활용한다. 이른바 시계열분석(time series analysis)의 일종인 일반화 부가모형(GAM)이 주로 적용되는데, 이 방법은 세계적으로 잘 정립돼 있다. 2003년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프랑스 9개 도시에서 1만5000여 명이 사망했다거나 1994년 일본 오사카에서 1400여 명이 사망했다는 등의 보도도 이 방법을 통해 추정한 결과다.

필자는 서울에서 여름철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얼마인지를 추정하기 위해 먼저 서울의 여름철 기온과 사망률의 관계를 알아봤다. 온대지방에 있는 도시의 경우 기온이 온난한 봄과 가을에 사망자가 적고 겨울과 여름에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 < 표1>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와 기상재해 사망자 수 비교 (단위 : 명)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자(실종 포함)
연도 서울 대구 인천 광주 합계
1994 738 161 134 50 1083 72
1995 40 71 15 18 144 158
1996 66 57 22 22 167 77
1997 130 20 28 14 192 38
1998 0 14 1 11 26 384
1999 129 3 28 8 168 89
2000 61 14 46 9 130 49
2001 52 46 34 15 147 82
2002 29 16 18 7 70 270
2003 0 3 0 1 4 148
합계 1245 405 326 155 2131 1367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실종자 수보다 많다



10년 동안 2131명 ‘사람 잡은 폭염’

3월29일 기상연구소가 인제대와 공동으로 개최한 ‘생명기상합동워크숍’.

서울은 1994년부터 2003년까지 10년 동안 6월부터 8월 말까지 매일 평균기온과 (사고사를 제외한) 사망자 수의 관계를 알아본 결과, 하루 평균기온이 28.1℃를 넘어서면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평균기온이 28.1℃(이를 역치온도라 한다)에서 1℃씩 증가하면서 사망률은 평상시보다 9.6%씩 증가했다. 이는 평상시 서울에서 하루 사망자가 100명이라면 평균기온이 28.1℃와 29.1℃ 사이인 날에는 108명에서 111명까지 사망했음을 뜻한다. 65세 노인의 경우 더 낮은 온도에서부터 더 큰 비율로 사망자가 증가했다.

일평균 기온이 역치온도 이상인 날들의 평균기온을 구하고 여기에 도출된 통계모형을 적용하면, 평상시보다 초과로 발생한 사망자 수를 계산할 수 있다. 최근 가장 무더웠던 여름으로 기억되는 1994년 서울에서 평균기온이 28.1℃ 이상인 날은 여름 석 달 동안 33일이었는데, 이때 초과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738명으로 추정됐다. 같은 방식으로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 대구 인천 광주에서 발생한 초과사망자 수를 추정한 결과 94년 1083명, 95년 144명 등 모두 2131명이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기상재해로 사망 또는 실종한 것으로 집계된 사람은 1367명이었다(표1 참조). 이는 홍수나 태풍으로 인한 사망처럼 인과관계가 그 자리에서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폭염도 기상재해의 일종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폭염은 짧은 기간에 나타나기 때문에 피해 발생의 시급성은 더욱 심각하다.

예년의 서울지역 여름철 평균기온은 22.6~25.6℃(1994년의 26.3℃는 제외)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한다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그 결과 2032년 이후 여름철 평균기온은 대부분 26℃를 넘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여름철 일평균 기온이 28.1℃를 웃돈 날은 많아야 16일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2032년 이후의 예측 결과로는 28.1℃를 넘는 날수가 대부분의 경우 20일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근거해 필자는 서울지역의 기온과 사망자 발생의 관계함수에 미래의 여름철 기온 전망자료를 적용, 미래의 초과사망 위험을 추정했다(단, 2032년 이후에도 고온이 사망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지금과 다르지 않고 2032~51년의 일평균 사망자 수가 2003년과 동일하며 2032~51년의 인구구성비가 2001년 1월1일과 동일하다는 점을 가정했다).

연구 결과 1994년처럼 극심한 결과를 보이는 해는 예측되지 않았으나 연구대상 기간 주기적으로 300명 이상의 초과사망을 내는 더운 여름이 예측됐다. 또한 해마다 100명 이상씩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것은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초과사망 문제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거의 매년 겪게 될 ‘재해’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 < 표2> 2032~51년 여름철 폭염에 따른

서울의 초과사망자 수 추정 (단위 : 명)
연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
2032 50.6
2033 321.5
2034 147.9
2035 108.3
2046 476.9
2047 303.7
2048 218.6
2049 586.0
2050 491.6
2051 640.1




주간동아 585호 (p32~33)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jeongim@ke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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