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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연구원 ‘연구’보다 ‘잿밥’

해양심층수 사업 손대고 관련 법안 통과 위해 국회 관계자 외유 등 ‘부적절 로비’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한국해양연구원 ‘연구’보다 ‘잿밥’

한국해양연구원 ‘연구’보다 ‘잿밥’

해양심층수 개발 조감도(왼쪽). 2001년 12월 한국해양연구원 소속 김현주 박사가 동해바다에서 해양심층수를 뽑아올리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원장 염기대·이하 연구원)의 ‘부적절한’ 로비가 논란을 빚고 있다. 연구원 측은 2006년 9월 해양수산부와 함께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권오을·이하 농해수위)에 상정한 뒤 수시로 국회를 방문해 상임위원들과 보좌진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

법안이 계류되자 견학을 명분으로 관련 상임위 소속 보좌진의 하와이 방문을 주선하기도 했다. 몇몇 의원실은 인턴들을 이 방문단에 포함시켰으며, A 의원은 인턴으로 근무하는 자신의 딸을 방문단에 합류시켰다.

또 연구원 소속 선임연구원이 별도 회사를 차려 심층수 개발을 통한 수익사업을 추진 중인 점도 뒷말이 나온다.

연구원 측이 심층수 개발법안을 농해수위에 상정한 것은 2006년 2월20일.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자원화가 법제화의 배경이었다. 미국 일본 등은 이미 심층수를 활용한 각종 상품이 쏟아져나와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견학 보좌진엔 의원의 인턴 딸도 포함



그러나 11월27일 법안 심사에 들어간 농해수위 법안심사 소위는 이 법안의 계류를 결정했다. 20년으로 된 해양심층수 개발업자의 면허 유효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점과 100% ‘민영개발’에 의존하는 개발 방식에 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

법안 통과를 기다리던 연구원 측은 고민에 빠졌고, 올 1월19일 농해수위 법안소위원실에 팩스를 보내 ‘하와이 자연에너지연구소를 방문할 정책전문가 조사단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선진국의 심층수 활용사례 및 관련 자료 등을 수집 분석해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는 것이 해외견학의 명분이었다. 9명의 국회 관계자와 1명의 연구원 측 관계자로 구성된 이 방문단은 1월30일 비행기에 올랐다. 2300만원(1인당 236만8000원)의 여행경비는 모두 연구원 측이 부담했다.

그러나 이 외유는 출발 전부터 논란을 빚었다. 연구원 측이 농해수위 전체 위원에게 팩스를 보내지 않고 법안 심사에 나선 법안소위원의 방에만 보낸 것이 발단이었다. ‘같은 농해수위원인데 왜 우리 방은 빼느냐’는 항의가 연구원 측에 전달되기도 했다.

더구나 외유에 나선 보좌진 일부가 ‘인턴’ 신분인 점도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A 의원은 인턴으로 근무하는 자신의 딸을 외유 대열에 합류시키기도 했다. 통상 의원실 인턴은 상임위 기간이나 국정감사 기간 등 일손이 부족할 때 보좌진의 업무를 측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A 의원 측은 “딸인 것은 사실이나 오랫동안 인턴으로 활동해왔다”고 해명했다.

“현직 연구원 내보내 심층수 회사 운영”

연구원 측이 외유를 주선하며 농해수위의 여야 간사는 물론 권오을 위원장에게도 외유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점은 외유가 끝난 뒤에도 말을 만들었다. 이 사실을 나중에 안 권 위원장이 2월10일경 김성진 전 해수부 장관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 이에 앞서 염기대 연구원장도 농해수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와 양해를 구했고, 연구원 한 관계자는 “문제 있는 외유였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원이 해외 방문에 앞장선 데 대해 “(법안 통과가 자꾸 지연돼) 개인적인 안타까움을 해소하기 위한 발로이자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들의 이런 활동이 로비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1973년 설립된 연구원은 국가 해양정책 수립과 해양개발 추진에 필요한 해양과학기술 연구개발이 주목적이다. 법안 통과를 위한 로비 및 정치활동을 보장하는 연구원 내규는 없다. 연구원 한 관계자는 “법안 제정이 급해 무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회 주변에서는 다른 해석도 나온다. 연구원 측이 법안 통과를 위해 움직인 것은 심층수가 갖는 상업성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다. 국회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외의 경우 심층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도 심층수의 상업적 판매가 허용되면 비슷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연구원 측은 현직 연구원을 내보내 심층수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실제로 연구원 측은 연구원 소속 한 선임연구원을 내보내 ㈜블루오션월드란 회사를 만들어 심층수를 활용한 화장품과 생수 등의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원 한 관계자는 “연구원이 직원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며 블루오션월드의 창업도 그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해양수산부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오해 살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군인공제회와 200억원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에는 선임연구원 외에도 연구원 소속 직원 2명이 활동하다 얼마 전 연구원으로 되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농해수위 법안소위는 당초 이 법안을 4월19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장관이 바뀌면서 법안 처리는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 심층수 개발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줄도산 위기에 빠졌다. 연구원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 같다.

Tips

심층수(deep water)란?


태양광이 이르지 않는 수심 1000m 이하 심해에 존재하는 물을 말한다. 심층수에는 해양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염류가 풍부하며 유기물이나 병원균이 거의 없는 청정자원으로 알려졌다.

해양심층수는 양식, 에너지, 식품, 술, 생수, 화장품, 의료 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주간동아 2007.05.08 584호 (p28~29)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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