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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의 창의력을 깨워라

논술에 미쳐야 창의력에 미친다

  • 이도희 경기 송탄여고 국어교사·얼쑤 논술구술연구소 http://cafe.daum.net/hurrah2

논술에 미쳐야 창의력에 미친다

논술에 미쳐야 창의력에 미친다

서태지(왼쪽)와 삽살개로 추정되는 강아지 2마리를 그린 장승업의 `’쌍구도’.

창조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쉽게 말하면 ‘남과 다른’ 사람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남과 지나치게 다르면 ‘미친놈’으로 취급했다. 그러나 이젠 ‘미친놈’이 창조적인 일을 해낸다.

눈을 돌려 자기만의 세계에 몰입해 독특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미친’ 사람들을 찾아보자. 예컨대 멀게는 조선시대 화가 장승업이 있고, 가깝게는 가요계의 이단아 서태지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회제도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웠다는 것이다. ‘자유로움’은 창의성을 키우는 중요한 정신적 환경을 제공한다. 만약 장승업이 전통 화법을, 서태지가 기존의 음악 주류를 충실히 이어받았다면 그들의 존재는 미미했을 것이다. 그들은 자기만의 미술에, 음악에 미쳐 있었다. 결국 누구든 자기 일에 미쳐야 창의성을 만들어낸다. 다음 글을 보자.

교육심리학자 토랜스는 창의성이란 “곤란한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며, 그 결과를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면서 “더 깊게 파고, 두 번 보고, 실수를 감수하고,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보고, 깊은 물속에 들어가고, 잠긴 문 밖으로 나오고, 태양에 플러그를 꽂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대부분 이것을 일탈(逸脫)로 규정하고 금기시한다. 성인으로 자라면서 삶이 피곤하지 않으려면 ‘예스맨’이 되는 게 낫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득한다. 이런 눈치가 없으면 ‘문제아’로 찍힌다. 한 공립고등학교 교사는 교장의 일장 훈시와 그에 대한 침묵이 일상화돼 있는 교직원 회의에서 3일 연속 건의를 하기 위해 일어섰다가 ‘벌떡교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도 때도 없이 ‘벌떡벌떡’ 일어나 만장일치 분위기를 깨뜨렸다는 이유로 눈총을 받은 것이다.

최창호 박사(심리학)는 창의적인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중요한 특징으로 △자기가 하는 일에 심취하고 열중하며 △외부에서 오는 억압이나 구속을 배척하고 △행동이나 태도가 비관습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즉 창의적인 사람들은 사회의 요구에 그대로 순응하지 않으려 하고, 자신의 목표만 바라보기 때문에 자칫 ‘미친놈’으로 인식되기 쉽다는 것이다.



-‘잘 키운 문제아 열 모범생 안 부럽다’ 주간동아 269호


위 글의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보고, 깊은 물속에 들어가고, 잠긴 문 밖으로 나오고, 태양에 플러그를 꽂는 것”의 내용은 그 일에 미쳤다는 구체적 표현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어떤 일에 미쳐서 자기만의 결과물을 쌓으면 사회의 제도에 구속되지 않는다. 이른바 정신적인 자유로움이 사회통념의 속박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장승업의 자유분방한 예술세계는 그만의 독특함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장승업은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로 그림에 취한 신선이란 말을 들었던 것이다. 이 시대 최고의 뮤지션인 서태지의 자유로우면서도 새롭고 깊은 음악성 추구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논술 수험생이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논술에 미쳐야 한다. 논술에 미치면 그동안 자신을 억눌렀던 기존 논술의 규칙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른바 모범 논술답안의 형태라는 것이 논술 규칙의 대표적 사례다. 모범답안은 무리 없이 작성되었기에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누구든 공감한다. 그러나 누구든 공감한다는 것이 문제다. 누구나 같은 생각이기에 창의성이 없다. 논술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만약 모범답안에 매달리는 학생이라면 논술에 미치지 않은 것과 같다. 논술에 미치지 않으면 현상에만 매달려 상식적인 이야기만 쓰게 된다. 그러나 논술에 미친 수험생은 자기만의 형식에 자신만의 생각을 담아 드러낸다. 논술에 미치면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다른 결과물’을 담은 논술답안은 고득점으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논술을 공부해야 미친 것인가? 먼저 논술 공부에 심취하고 열중할 것을 권한다.

2007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최고점을 받은 최나은 양은 “수험서 외의 책을 좀처럼 못 보는 고3 때도 하루 30분씩 꾸준히 책을 읽고 생각한 게 힘이 됐다. 또한 논술 문제를 받아들면 어떤 틀에 맞추려 하지 않고 내가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양의 이 말은 논술에 미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결과 최양은 자신만의 창의적인 답안을 쓸 수 있었다.



주간동아 576호 (p101~101)

이도희 경기 송탄여고 국어교사·얼쑤 논술구술연구소 http://cafe.daum.net/hurra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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