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6

2007.03.13

겨울노래 실종 사건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7-03-07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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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노래 실종 사건

    스티브 밀러 밴드.

    겨울의 뒷모습이 저만치 간다. 참 따뜻한 겨울이었다. 눈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이게 무슨 겨울인가 싶게 아침 최저기온마저 영상인 날들이 잦았고, 여의도 광장에는 한겨울 밤에도 반팔 차림으로 농구 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미국 뉴욕에서는 1877년 이래 130년 만에 12월에 눈이 오지 않았고, 낮 최고기온이 22.5℃까지 올라가는 이상 고온을 기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겨울은 역시 추워야 제 맛이지’라고 한다면 올 겨울은 빵점이었다. 캐럴 음반시장은 종류 면에서나 판매량 면에서나 최악의 불황기를 보냈다. 경기침체 탓도 있겠지만 겨울답지 않은 따뜻한 날씨도 분명 한몫했을 것이다. 따끈한 어묵 국물이 있는 포장마차와 군고구마 장수도 찾아보기가 어려울 만큼 예년에 비해 적었고, 겨울이면 으레 들려오던 노래들마저 좀처럼 듣기 어려웠다.

    그래서 떠나려는 겨울이 아쉬운 만큼 겨울 ‘시즌송’을 한 번 더 들어보고 싶어졌다. 애잔한 느낌이 절로 드는 이문세의 ‘광화문연가’나 조정현의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 조관우의 ‘겨울이야기’도 좋고,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도 좋겠다. 젊은 층이라면 터보의 ‘회상(December)’이나 핑클의 ‘화이트’가 먼저일 수도 있겠고.

    팝송에 열광했던 팝 키드라면 바람소리 스산한 스티브 밀러 밴드의 ‘Winter Time’이나 데이비드 에섹스의 ‘Winter’s Tale’을 떠올릴 것이다. 50, 60년대 스탠더드 팝의 명곡들로 겨울 ‘시즌송’의 대표곡이라 할 ‘The Christmas Song’이나 ‘Winter Wonderland’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다 영화 ‘러브 스토리’의 테마음악인 ‘Snow Frolic’과 ‘오겡키 데스카’를 유행시켰던 영화 ‘러브레터’의 테마음악 ‘A Winter Story’까지 챙겨 듣고 나면…. 겨울아 잘 가라, 이젠 안녕!



    음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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