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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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유전 개발 한국 손짓

구테레스 외무장관 비공식 방한 … 우리 정부도 “기업 나서면 현지 실사 준비”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팀 편집위원 hoon@donga.com

    입력2007-03-07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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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모르 유전 개발 한국 손짓

    호세 루이스 구테레스 동티모르 외무장관(왼쪽). 동티모르의 원유 못. 동티모르에는 파이프만 박아도 원유가 올라오는 곳이 많다.

    강원도 크기의 국토에 100만명이 사는 동티모르는 1999년 10월부터 4년간 한국군 상록수부대가 다국적군과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한 곳이다. 500여 년 동안 포르투갈과 인도네시아의 식민지로 있다 2002년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독립한 동티모르의 호세 루이스 구테레스(53) 외무장관이 2월 말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다녀갔다.

    그가 한국을 찾은 까닭은 한국 기업에 동티모르 투자를 호소하기 위해서. 독립국가가 된 뒤에도 동티모르인의 생활은 식민지 시절보다 크게 나아진 게 없다. 독립 전에는 포르투갈어와 인도네시아어가 가장 유력한 공용어였다면, 지금은 동티모르의 90%가 넘는 지역에서 소통이 가능한 테툼어가 제1 공용어가 된 것이 그나마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동티모르 정부는 지난해 재정 압박으로 정규군의 3분의 1인 600여 명을 강제 전역시켰다가 이들의 반발로 폭동이 일어 총리를 교체했다. 새 총리에는 노벨상 수상자로 유명한 호세 라모스 오르타가 올랐는데, 이때 유엔 대사로 일하던 구테레스도 본국에 돌아와 외무차관을 하다 장관에 오르게 됐다.

    인근 해저 대규모 원유 매장 추정

    군인들을 강제 전역시켜야 할 만큼 경제가 어려운 동티모르는 외국자본 유치를 최우선 국가 목표로 삼고 있다. 외무장관의 임무가 막중해진 것. 이를 위해 동티모르가 내놓은 카드는 유전 개발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나라 인근 해저에 세계 20위권 산유국인 브루나이에 견줄 수 있는 원유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거듭된 분란으로 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장 규모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구테레스 장관은 한국의 정유회사가 유전 탐사와 개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유전을 개발하려면 기본적인 사회간접자본(SOC)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동티모르는 이것이 미비하다. 때문에 구테레스 장관은 한국 기업이 유전 개발뿐 아니라 SOC 구축에도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티모르 개발 사업에선 다국적군 결성을 주도한 호주가 우선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호주는 자체 자원이 많다 보니 동티모르의 자원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구테레스 장관의 이런 부탁에 대해 박상은 경제통상대사는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 원유 정제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구테레스 장관에게 GS칼텍스 견학 기회를 마련해준 박 대사는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면 현지 실사를 준비해보겠다고 밝혔다. 상록수부대 파병으로 시작된 동티모르와의 관계가 유전 개발로 발전해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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