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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 떠나는 포구여행|강화도 창후리 포구

멋·맛·섬 西海 매력을 한꺼번에

멋·맛·섬 西海 매력을 한꺼번에

멋·맛·섬 西海 매력을 한꺼번에

석양에 붉게 물든 호젓한 창후리 포구.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초겨울 바다는 언제 봐도 쓸쓸하다. 하지만 그 쓸쓸하고 고즈넉한 느낌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또한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그런 바다 분위기를 온전히 맛보고 싶다면 창후리 포구(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는 어떨까. 한적한 초겨울 바다 정취는 물론 아름다운 낙조에 흠뻑 젖을 수 있다.

길만 막히지 않는다면 서울에서 1시간 정도면 닿는 강화도 끝자락에 위치해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도 그만이다. 1박2일로 여유 있게 일정을 잡으면 포구와 함께 코앞에 보이는 석모도, 교동도 등 섬 속의 섬도 돌아볼 수 있다. 여기에 뜨끈한 온천까지 즐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

강화읍을 지나 48번 국도를 타고 창후리 포구로 가는 길목(하점면 부근리)에선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유물인 고인돌을 만날 수 있다. 넓은 잔디밭 한복판엔 청동기시대 주거 형태인 움막집이 있고, 집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고인돌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남한에서 가장 큰 고인돌(길이 6.5m, 너비 5.2m, 높이 2.6m)도 당당하게 버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곳 고인돌은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소중한 유물이다.

한적한 초겨울 바다 정취 흠뻑

이곳에서 10분 정도 더 들어가면 창후리 포구다. 여느 바다와 달리 물이 빠진 거무스름한 갯벌 곳곳에 발목 잡힌 배들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그 사이로 섬세한 발자국을 남기며 총총걸음으로 갯벌을 누비는 갈매기들 모습도 별나다.



이곳은 해 질 무렵, 갯벌 너머의 찰랑이는 바다 밑으로 서서히 빠져드는 붉은 해의 모습이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포구 앞에 떠 있는 석모도와 교동도도 발그스름한 숫처녀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포구 주변은 붉은 해가 넘어간 뒤에도 한동안 발갛게 물들어 있어 긴 여운을 남긴다.

포구 위 야트막한 언덕에는 무태돈대가 자리하고 있다. 1679년(숙종 5)에 축조된 것으로 강화도 방어진지 구실을 하던 곳이다. 사면이 반듯한 돌벽으로 싸인 돈대 안으로 들어서면 축구장만한 공간에 듬성듬성 잔디가 심어져 있다. 돈대 위에 오르면 창후리 선착장과 함께 교동도를 오가는 배, 인근 섬들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창후리 황복마을’이란 큼지막한 입간판이 서 있는 이곳은 황복 산지이기도 하다. 특유의 쫄깃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아당기는 황복철(매년 5~10월)이 지나 아쉽긴 하지만 이즈음에는 숭어와 생새우, 밴댕이회를 맛볼 수 있다. 선착장 옆에는 어부들이 운영하는 횟집들이 많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직접 담근 각종 젓갈도 판매한다. 강화 밴댕이젓은 2만원(2kg), 새우젓은 2만~3만원(새우가 굵을수록 값이 더 나간다) 정도면 살 수 있다.

멋·맛·섬 西海 매력을 한꺼번에

각종 어패류와 젓갈을 판매하는 자그마한 어시장(왼쪽).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강화 고인돌·움집 등을 볼 수 있는 하점면 고인돌공원.

창후리 포구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이색 온천 맛을 볼 수 있다는 점. 포구 옆에 자리한 ‘마라칼슘탕’이 바로 그곳이다. 외관은 동네 목욕탕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온천의 특성과 내부는 아주 독특해 이 지역의 명물로 유명하다.

마라(MARAH)는 히브리어로 ‘쓴 물이 있는 곳’이란 뜻. 그 이름에 걸맞게 이곳 물은 바닷물이 유입된 ‘짠물’이 아닌 다량의 칼슘 성분이 녹아 있는 광천수로 물맛이 쓴 것이 특징이다. 각종 미네랄 성분과 천연 알칼리성이 함유되어 아토피성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이곳은 대형 욕조가 아닌 가족탕 중심으로 운영된다. 칸막이로 분리된 1평 남짓한 공간마다 아담한 통나무 욕조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끼리 오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각 욕조는 바닷가 쪽으로 창이 나 있어 해 질 무렵 노을도 감상할 수 있다. 온천욕을 하려면 접수를 한 뒤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온천 이용객을 위해 새로운 온천물을 준비하기 때문. 비누나 샴푸, 각종 목욕세제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곳만의 특징이다. 가족탕 이용료 1만5000원. 오전 7시30분~오후 8시(오후 7시까지 입장). 032-933-4622.

교동도는 조선 왕족의 유배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창후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교동도에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바람은 매섭지만 섬 속의 섬이라는 독특한 정취를 엿볼 수 있다.

전남 해남 지역이 선비들의 유배지였다면, 교동도는 왕족의 유배지였다. 정쟁에서 밀려난 선비들이 한양에서 먼 곳으로 보내진 반면, 왕족은 동정을 살펴야 하니 가까우면서도 완전 격리된 곳으로 보내졌다. 교동도가 적임지였던 것. 최충헌에 의해 쫓겨난 고려 21대 왕 희종을 시작으로 조선시대의 안평대군, 임해군, 능창대군, 연산군 등 11명의 왕족이 유배됐었다. 교동도는 ‘강화도령’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먼 친척이 모함으로 피살되자 두려움에 젖어 이곳에 피신해 있었기에 ‘철종 잠저소’라는 곳도 있다. 배는 오전 7시30분~오후 5시 사이에 30~4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운행 시간은 15분 정도다. 요금(편도)은 어른 1300원, 어린이 500원, 승용차 1만2000원. 032-933-3212.





주간동아 2005.12.06 513호 (p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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