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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버섯 항암 쌀 생산 부푼 꿈

국제농업개발원 이병화 원장 … 러 기술진과 ‘초면 현상’ 기법 개발 특허출원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차가버섯 항암 쌀 생산 부푼 꿈

차가버섯 항암 쌀 생산 부푼 꿈

항암 기능이 강한 차가버섯과 항암 성분을 가진 기능성 농작물 재배술을 개발한 이병화 원장(아래).

16세기부터 시베리아 지역에서 불치의 병을 치료하는 민간 비약(秘藥)으로 알려져온 차가버섯. 차가버섯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1968년 발표한 소설 ‘암병동’에서, 1950년대 말 그가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추방돼 입원해 있을 때 말기 암 판정을 받았으나 이 버섯을 이용해 치료했다고 밝힘으로써 특히 유명해졌다.

차가버섯은 죽은 나무가 아닌 산 나무에 기생해 자라는 것이 특징. 시베리아에서 자라는 자작나무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자작나무와 싸우는 과정에서 생겨나 자작나무 속에서 10여년을 성장한 뒤 나무껍질을 뚫고 나온다. 그리고 자작나무 안에 자리 잡은 1~2m 되는 긴 뿌리로 자작나무 수액을 흡수해 성장을 거듭한다.

이러한 차가버섯을 이용해 기능성 농작물을 만들어보겠다는 사람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러시아와 농업 협력을 거듭해온 국제농업개발원 이병화 원장이 그 주인공. 그는 항암 성분을 가진 차가버섯 추출액을 이용해 항암 기능이 있는 농작물을 만들겠다며 발명특허출원을 했다.

차가버섯 항암 쌀 생산 부푼 꿈
그가 특허출원한 기술의 핵심은 차가버섯 추출액을 쌀이나 다른 농작물에 주입하는 것. 그러나 식물은 차가버섯 추출액을 잘 흡수하지 않는다. 따라서 농작물에 차가버섯 추출액을 주입하려면 특수한 기술이 필요한데, 이 원장은 러시아 기술진과 협력해 이를 개발해냈다.

뛰어난 항암 효과 민간 비약



그는 농작물이 잘 흡수하지 않는 차가버섯 추출액을 흡수케 하기 위해 ‘초면(初面) 현상’ 기법을 이용했다. 거위나 오리 같은 새는 알에서 깨어났을 때 처음 보는 대상을 어미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사람을 처음 보았으면 그 사람을 어미인 줄 알고 졸졸 따라다닌다. 또한 막 태어난 호랑이 새끼도 돼지 젖을 빨게 하면 젖을 물린 돼지를 어미로 알고 자라는데, 이런 것들이 초면 현상에 해당한다. 초면 현상은 탄생 초기 처음 접한 것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려는 현상이다.

러시아 학자들은 초면 현상이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에서도 일어난다고 판단해왔다. 그러나 식물에서는 언제 초면 현상이 일어나는지가 불분명했다. 나무나 풀에서 씨앗이 떨어져 나올 때인지, 씨앗에서 싹이 날 때인지, 아니면 싹이 흙을 뚫고 나오는 때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작물별로 다양한 실험을 반복한 끝에 식물에서 초면 현상이 언제 일어나는지를 찾아냈다. 그리고 작물에 흡수시키려는 차가버섯 추출액의 농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가란 문제에 천착했다. 초면 현상을 이용해 차가버섯 추출액을 작물에 많이 흡수케 하면, 작물의 성장이 오히려 억제되는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실험을 거듭한 학자들은 어느 정도 농도의 차가버섯 추출액을 흡수케 해야 작물이 가장 강한 항암 능력을 가진 채 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발견해냈다. 이 원장은 이 연구에 국내 학자들을 참여시켜 얻은 방법을 국내에서 특허출원한 것이다.

이 원장은 “항암 성분이 강한 쌀 등의 농작물이 생산된다면 쌀 시장 개방으로 위기에 처한 국내 농업은 활기를 찾을 수 있다. 시장을 지키고, 암 예방과 치료를 함께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주간동아 2005.12.06 513호 (p53~53)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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