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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物 킬러’ 박주영을 사랑하라

세계 무대서 통할 공격수 한국 축구계 ‘들썩’ … 월드컵 팀 차출보다 ‘미래 대들보’가 바람직

  • 최원창/ 조이뉴스24 축구전문기자 gerrard@joynews24.com

‘大物 킬러’ 박주영을 사랑하라

‘大物  킬러’ 박주영을 사랑하라
우리는 왜 ‘약관의 킬러’ 박주영(고려대)에게 열광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선배 킬러들과 스타일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단지 많은 골을 터뜨린다는 사실보다 그가 보여주는 창조적 플레이와 유연성, 공간 창출 능력 때문인 것이다.

지금 박주영은 최정민-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으로 이어지는 한국 축구 킬러 계보를 이을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는 그가 한국 축구의 새 장을 열 새로운 스타일의 스트라이커로서 세계무대에도 통하는 기둥으로 성장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박주영에 대한 섣부른 평가는 금물이다. 그는 아직 노련한 수비수들을 상대해보지 못했다. 이동국 이천수 정조국 등 청소년대표 시절 스타덤에 올랐던 선배들 역시 박주영만큼의 기대는 받지 않았던가. ‘박주영 신드롬’ 못지않게 ‘박주영 딜레마’가 축구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것도 그래서다.

박주영은 2003년 6월 제36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오르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2003년 전국대회에서 4차례 득점왕에 올랐고 총 33경기에서 47골을 퍼부었다.

카타르 대회 4경기에 9골 MVP



2004년 청소년대표로 태극마크를 단 박주영은 아시아청소년선수권(U-19)에서 우승과 함께 득점왕·MVP를 거머쥐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최우수신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1월27일 막을 내린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축구대회에서도 연일 골 폭죽을 터뜨렸다. 오른발, 왼발, 머리를 가리지 않을 뿐더러 중거리슛, 터닝슛, 드리블슛 등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쏘아대는 골을 지켜보면 왜 그가 을유년 벽두부터 한국 축구계를 들썩이게 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박주영을 주목하는 이유는 횡적 축구에 익숙해왔던 한국 축구에 종적인 개념을 완성할 적임자가 출현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1970년대 잉글랜드 대표팀의 케빈 키건과 존 토샥이 보여준 투톱 시스템의 새로운 전형인 L&L (Large & Little) 시스템은 투톱 공격수를 좌우로 포진하던 기존 방식(橫)과 달리 앞뒤로 배치(縱)하는 발상의 혁명을 가져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부분도 최전방 공격수 밑에 포진할 처진 스트라이커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시스템을 테스트하던 히딩크 감독은 결국 3-4-3이라는 측면공격 위주의 포메이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박주영은 과거 어느 공격수보다 중앙 공격에 능숙하다. 측면에서 올려주는 크로스에 의한 득점에 익숙한 한국 축구의 패턴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아이콘인 셈이다.

그는 중앙에서 골문을 보지 않고 정확하게 슈팅으로 연결할 뿐 아니라 적절한 패스와 슈팅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 상대를 속이는 페이크(fake) 플레이에도 능숙하다. 등지는 플레이도 곧잘 하는 편인 데다 빠른 스피드보다는 상대 움직임을 미리 간파하는 ‘타이밍 뺏기 드리블’에 능해 돌파력 또한 발군이다.

현재 3-4-1-2 시스템을 쓰는 청소년대표팀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박주영으로 인해 중앙공격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사실도 ‘새로운 스타일의 킬러’ 출현을 기대하게 한다.

한국 축구 역사를 살펴보면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로 상징되는 테크니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힘과 조직력을 앞세운 한국 축구 스타일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다. 90년대 초 김병수는 부상으로 일찍 그라운드를 떠났고 이후 최문식 윤정환 고종수 등 천재로 일컬어지던 미드필더들은 약한 체력과 몸 관리 실패 등으로 대표팀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천수 최성국 등 왜소한 체격의 테크니션들은 중앙보다 측면 공격수로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박주영은?

축구전문가들은 박주영이 장신에다 폭발적인 슈팅력을 갖춘 전형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왜소한 체구로 기술이 탁월한 미드필더들의 ‘혼합형’이라고 평가한다. 박주영이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하이브리드형 공격수’라는 점에서 스페인의 라울 곤잘레스나 이탈리아의 델 피에로 같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종적 축구 완성할 최적임자

박주영을 A대표팀에 합류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기량도 A대표팀 수준일 뿐더러 그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승진’시켜야 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박주영의 A대표팀 합류는 단순히 한 명의 유망주를 추가 발탁하는 차원을 뛰어넘는다. 현 대표팀 체제에서 박주영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3-4-3 시스템을 기본 전형으로 삼고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해왔다. 3-4-3 시스템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 외에는 박주영이 설 곳이 없다. 바로 이 점이 본프레레 감독의 고민이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본프레레호가 박주영이 절실할 만큼 위기 상황이 아닐 뿐더러 그가 정작 대표팀에 들어와서 선배들의 심부름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있기보다는 6월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그의 발전을 위해서도 훨씬 나을 것이다.

자칫 이 같은 논의가 박주영을 혹사하는 빌미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과거 한국 축구는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 A대표를 모두 뛰는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영예는 제대로 쉬지 못하고 혹사당해 어린 나이에 피로 골절로 고생해야 했던 이동국 최성국 등의 아픈 예에서 알 수 있듯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대한축구협회가 박주영을 특별 관리키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한국의 ‘초대형 샛별’들은 조로 현상을 겪어왔다. 한국 축구가 기복이 심했던 것도 이들이 꾸준한 기량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선홍이 한국 축구의 거인 대접을 받기까지 15년의 세월이 필요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축구 팬들은 박주영이 성실함과 겸손함을 무기로 꾸준히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청소년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은 굳건한 신앙심에다 심지가 굳어 박주영이 반짝 스타로 끝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 당장’이라는 생각보다는 ‘깊은 호흡’을 가지고 박주영에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주영은 2006년 독일월드컵뿐 아니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이후에도 한국 축구를 짊어질 대들보이기 때문이다.

● Profile

출생=1985년 7월10일 대구

키=182cm

몸무게=70kg

종교=기독교

포지션= FW (포워드)

소속팀= 고려대(대구 반야월초-청구중-청구고)

축구 시작 시기= 반야월초 4학년

주요 성적= 2003년 금강대기(12골) 문광부장관기(9골) 대통령금배(6골) 가을철중고연맹전(12골) 득점왕, 세계청소년선수권(20세 이하) 대표,

2004년 2월 스타스컵 대회 출전(1골),

4월 파라과이 친선경기 국가대표,

5월 전국대학축구대회 득점왕(10골),

6월 부산 4개국 국제청소년대회 출전(1골), 10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20세 이하) 우승·MVP·득점왕(6골)




주간동아 2005.02.08 472호 (p126~127)

최원창/ 조이뉴스24 축구전문기자 gerrar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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