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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한국인의 천적 ‘당뇨병’의 공습

인슐린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 수 서구인보다 적어 … 유병률 ‘서구의 2배’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한국인의 천적 ‘당뇨병’의 공습

한국인의 천적 ‘당뇨병’의 공습

5, 6회씩 맞아야 했던 인슐린 주사를 2회로 줄이고 흡수 속도도 획기적으로 개선한 주사제품이 출시돼 당뇨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평소 배가 불러야만 숟가락을 놓고, 술·담배를 즐기던 정병준씨(55살). 그 탓에 그는 이미 5년 전 당뇨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음식 조절 외에 별다른 처방을 내리지 않아 하던 대로 해온 그에게 드디어 몸이 ‘복수’를 하기 시작했다. 성생활에 문제가 생긴 것. 의사와 상담한 뒤 당뇨합병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그날 당장 술·담배를 끊고 의사의 권유대로 인슐린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반드시 식사하기 30분 전에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너무 힘들어서 빼먹는 날엔 여지없이 후유증이 찾아왔다. 그로 인해 사회생활과 당뇨 치료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전 세계 1억5000만명 환자 발생’ ‘해마다 약 400만명 사망’ ‘2025년 약 3억3000만명으로 증가 예상’.

성인 10명 중 1명 당뇨병 환자 추정

‘21세기의 에이즈’로 불리는 당뇨병 환자와 그로 인한 사망자의 통계 결과를 발표해도 놀라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전 세계 수치에 비해 한국인 당뇨 발생 가능성은 낮다는 오해가 사람들 머릿속에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오해가 완전히 착각임이 드러났다. 우리나라 당뇨병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성인 10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일 것으로 추산되었기 때문. 60대가 넘는 사람들만을 놓고 보면 2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은 1992년 한국인의 사망원인 7위에서 2002년에는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인의 천적 ‘당뇨병’의 공습

당뇨병은 식이요법과 음식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점은 놀랄 만하다. 실제로 1970년대 1%에도 못 미쳤던 성인 당뇨병 유병률은 90년대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해, 이젠 5~6% 수준인 서구 선진국을 훨씬 앞지르게 됐다. 많이 먹고 운동 안 하기로 치면 서구인들이 우리보다 몇 배나 더한데도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이 오히려 2배 가까이 높은 이유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β)세포 수가 서구인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음식으로 섭취한 당 성분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에 의해 분해되어 에너지로 변환,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거나(제1형 당뇨병), 분비된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제2형 당뇨병) 혈액 속 당 수치가 높아지는 질환이 바로 당뇨병.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뚱뚱한 사람들의 ‘베타세포 수’는 서구인과 비슷하거나 약간 적은 정도지만, 마른 사람들은 많이 모자란다는 점. 결국 마른 사람은 베타세포 수가 모자라 당뇨병에 걸리고, 뚱뚱한 사람은 베타세포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비만 때문에 당뇨병에 걸린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비롯한 동양인은 당뇨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주의가 필요한 인종으로 분류된다.

당뇨병은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병에 걸리지 않게 하고, 만약 걸렸다면 합병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의 치료법이다. 당뇨병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크게 경구용 혈당강하제와 인슐린 주사로 혈당과 합병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경구용 혈당강하제는 대개 40살 이후에 발병한 제2형 당뇨나 발병한 지 5~10년 이하로 합병증이 없는 경우, 또는 체중이 정상이거나 약간 웃도는 경우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반면 인슐린 주사는 △제1형, 2형 당뇨병 중 경구용 혈당강하제로 혈당 조절이 안 되거나 합병증이 있는 경우 △심한 감염증, 외상 등으로 육체적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있는 경우 △간장과 신장 기능 이상으로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 △임신 또는 수유 중인 경우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경구용 혈당강하제에 의한 혈당 조절에 완전히 실패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좀더 일찍 인슐린 치료를 시작해야만 당뇨 합병증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인슐린 요법을 다소 늦게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경우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7년이 지났을 때 당뇨병 환자의 약 60%가 인슐린 치료를 받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약 15%의 환자만이 인슐린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우리나라 환자들의 인슐린 치료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동아 450호 (p68~69)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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