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0

2004.09.02

“부부싸움 잘하는 법(?) 연극으로 배우세요”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4-08-26 1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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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싸움 잘하는 법(?) 연극으로 배우세요”
    요즘 서울 대학로로 주부들이 몰려오고 있다. 연극 ‘맞짱부부’를 관람하기 위한 인파다. 이 연극은 결혼 5년차 부부를 통해 부부싸움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도(道)를 제시하자는 취지에서 제작된 작품. ‘도시의 천사들’ ‘달빛 소나타’ ‘동작 그만’ ‘부채 도사’ 등을 쓴 TV 코미디작가 마미성씨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요즘 사람들은 사랑과 결혼보다 이혼을 더 쉽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혼율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부부싸움 끝에 사고 쳤다’는 뉴스도 너무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싸움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싸움법’은 어디서도 배운 적이 없잖아요.”

    ‘맞짱부부’가 제시하는 부부싸움의 규칙은 싸움 후 곧장 화해하기, 약점을 장점으로 봐주기, 싸우더라도 집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기 등이다. 당연하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지키기는 힘든 규칙이다. 관객들만큼이나 부부싸움에 서툰 주인공들이 점차 서로에 대해 좀더 넓은 이해심을 발휘하는 과정에 눈물 짓는 관객들도 많다는 귀띔이다. 한편 무대에서 리얼한 부부싸움이 벌어지면 객석으로부터 ‘애 없을 때 헤어지는 게 낫지’ ‘저럴 땐 한 대 때려야 해’ 등 난폭한 ‘훈수’가 터져나오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라도 상대를 벼랑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것, 그리고 신뢰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야 오해를 풀고 다시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맞짱부부’는 7월 한 달 공연을 예정으로 시작됐지만, 입소문이 번져 8월 말까지 앙코르 공연을 한다. 9월에는 레퍼토리를 약간 수정한 뒤 공연을 재개할 예정. 마 작가는 “각종 모임에서 단체로 오는 주부들이나 부부동반으로 오는 분들이 많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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