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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 ‘초국적기업, 세계를 삼키다’

“외자 유치 목맨 개도국은 경제 식민지”

“외자 유치 목맨 개도국은 경제 식민지”

“외자 유치 목맨 개도국은 경제 식민지”
민영화·자유화·전 지구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초국적기업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8월13일 개막된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출전 선수들 못지않게 이들 초국적기업의 각축전을 확인할 수 있다.

유엔은 초국적기업을 ‘두 개 이상의 국가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능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이들 가운데 규모가 큰 기업의 연간 매출은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의 생산량을 뛰어넘는다. 초국적기업의 전 세계 비중은 농산품의 80% 이상, 상품과 서비스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500대 초국적기업이 세계무역의 70%, 해외투자의 70%,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0%를 좌우한다는 추정치도 있다.

이처럼 정부보다도 더 큰 권력을 쥐고 있는 초국적기업이 전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책 ‘초국적기업, 세계를 삼키다’(창비 펴냄)가 나와 주목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초국적기업에서 10년간 일했던 존 매들리는 이후 언론인이 되어 40여개의 개도국을 다니며 이 주제에 몰입해 추상적으로 인식하기 쉬운 신자유주의와 초국적기업의 본질을 파헤쳤다.

“초국적기업의 세계와는 반대로 대다수 가난한 사람들은 국가의 정책에 발언권이 거의 없다. 15억명가량의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은 하루에 1달러도 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물질적으로 가난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일자리도 없고, 말할 데도 없으며, 기댈 곳도 없고, 겉보기에는 미래도 없다.”

이처럼 가난한 사람들과 초국적기업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걸까. 매들리에 따르면 초국적기업은 최근 각국 정부가 무역자유화 정책에 따라 한발 더 물러서면서 진출 국가에 대한 경제적 산업적 영향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진출 국가에서 엄청난 이윤을 챙겨가는 이들 기업은 ‘방방곡곡의 생활공간을 경제적 식민지로 종속화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토착민을 쫓아내고, 민주적 기관들을 무력하게 하는’ 시장전제정치의 도구라고 매들리는 묘사했다.



그럼에도 개도국들은 초국적기업을 원할 수밖에 없다. 경제가 취약한 탓이다. 실업, 외화 부족, 외채 등에 허덕이면서 전 지구화의 압력을 받는 개도국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정부 차원의 외자 유치뿐이다.

옮긴이 차미경씨는 오랫동안 초국적기업 감시운동을 펴온 활동가로, 박노자 교수와 함께 ‘아시아의 친구’들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번역에만 그친 게 아니라 더 나아가 초국적기업에 대한 해외 NGO(비정부기구)들의 저항운동과 대안 모색, IT(정보기술) 산업이 일으키는 문제, 그리고 한국의 해외투자 역사와 현황 등의 해설과 보론을 집필했다.



주간동아 449호 (p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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