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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변화 물결 17대 국회

고급 인력 ‘빵빵’ 의원급 보좌진

변호사·회계사 등 석·박사급 대거 입성 … 전문성 확보 노력 정책전문가 상한가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고급 인력 ‘빵빵’ 의원급 보좌진

고급 인력 ‘빵빵’ 의원급 보좌진

유례없는 의원 물갈이가 이뤄진 17대 국회. 국회의사당 본관

노동계의 입’ 손낙구 전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이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민주노총을 떠나 심상정(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것. 손씨는 ‘투사’ 단병호 의원(전 민주노총 위원장) 못지않은 노동계의 ‘유명인사’다. “직급은 오히려 낮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씨는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웃었다. 그는 “깨끗하게 살아왔다는 자부심과 아래로부터의 노동운동 정신을 국회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의원 물갈이가 이뤄진 17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손씨 같은 의원 보좌진들의 면면도 새롭게 바뀌었다. 의원 1명에게 배정된 보좌진은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6·7·9급 비서 각각 1명 등 모두 6명. 17대 의원 보좌진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정책전문가’. 변호사, 회계사, 간부급 언론인 등 ‘의원급 보좌관’을 비롯해 석·박사 학력의 고급 인력이 대거 국회로 들어갔다. 정책보좌관제가 도입되면서 전문인력이 확충된 16대 국회에 이어 의원 보좌진의 ‘수준’이 또 한번 높아진 셈이다.

이주호 의원(한나라당)은 9급 비서를 제외한 5명의 보좌진을 모두 정책전문가로 채웠다. 이주호 의원실은 평균 학력으로 보면 국회 의원회관에서 으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홍성창씨를 비롯해 5명의 보좌진이 모두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다. 보좌관 홍씨는 이의원이 KDI 시절 아끼던 제자로 “청출어람한 제자의 도움을 받고 싶어 어렵게 부탁했다. 정책 역량을 강화시키고자 한나라당에 들어온 만큼 본분에 충실하고 싶다”는 게 이의원의 말.

고급 인력 ‘빵빵’ 의원급 보좌진

의원회관 로비 모습.

운전기사 몫 7급 비서도 정책전문가로 채워

보통 의원 보좌진들의 일은 ‘정책보좌’와 ‘살림살이(일반사무)’로 나뉜다. 보좌진 6명 중 3명을 살림살이 쪽에 두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17대 국회에선 이의원처럼 운전기사 몫으로 주로 채우던 7급 비서를 정책보좌진으로 채운 의원들이 적지 않다. 민노당은 아예 살림살이는 당에서 일괄 책임지고 6명을 모두 ‘현장인력’으로 충당했다.



고학력 보좌진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박사급 보좌관들도 이전보다 크게 늘어났다. 김명자 의원(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의 보좌관 2명은 모두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며, 유승민 의원(한나라당)은 서울대에서 학위를 받은 ‘금융전문가’ 박홍규씨를 뽑았다. 교수 출신 의원들의 경우엔 유능한 제자를 보좌진으로 선발한 경우가 많다. 30살에 이주호 의원의 보좌관이 된 홍씨 외에도 이정씨(한나라당 윤건영 의원 보좌관) 등이 스승을 돕기 위해 삶의 포트폴리오를 수정했다.

의원 보좌진과 정책연구진의 풀제를 운용하는 민노당은 공채로 78명의 보좌진을 선발했는데 박사급이 11명에 이른다. 국회 박사급 보좌관 모임인 너섬포럼 장재혁 총무(한나라당 이해봉 의원 보좌관)는 “16대 출신으로 17대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보좌관들이 앞다퉈 대학원에 등록하는 등 보좌진의 전문성 확보 노력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형 국회로 가는 과정인 것 같다. 15대보다는 16대가, 16대보다는 17대 보좌진이 정책지원 부분에서 현저하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유능한 제자·절친한 친구·부부도 뽑아

‘변호사 보좌관’이 등장한 건 17대 국회가 처음이다. 단병호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는 강문대씨(사시 39회)가 그 주인공. 민주노총 법률원에서 노동문제와 관련한 소송과 상담을 맡아온 강씨는 “노동문제 상담을 과거처럼 할 수 없는 게 아쉽지만 노동 관련법에 천착해 제대로 된 법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장윤석 의원(한나라당)도 변호사를 보좌진으로 채용하기로 정하고 보좌진 등록 막판까지 변호사들을 놓고 적임자를 골랐다.

고급 인력 ‘빵빵’ 의원급 보좌진
변호사를 비롯해 ‘의원급’ 경력의 보좌관은 강씨 외에도 적지 않다. 이혜훈 의원(한나라당)은 행시(35회) 출신의 길경진씨를 4급 보좌관으로 모셔왔다. 길씨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국세청과 재정경제부에서 일한 ‘세금전문가’. 정덕구 의원(우리당)은 언론사 경제부장을 보좌관으로 영입했다. 정의원의 보좌관 박종인씨는 연합뉴스를 거쳐 머니투데이에서 기사를 썼다.

젊은 의원들은 절친한 친구를 보좌관으로 뽑기도 한다. 나경원 의원(한나라당)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조해진씨를 보좌관으로 뽑았으나 한나라당 부대변인인 조씨가 당직을 겸임할 수 없게 돼 다시 보좌관을 구했다.

고급 인력 ‘빵빵’ 의원급 보좌진
김영주 의원(우리당)은 미국에서 미시간주립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과 동기 고준호씨를 보좌관으로 불러왔다.

민노당에선 부부 보좌관이 탄생해 화제다. 민노당 권영길 대표의 정책보좌를 맡게 된 이수아씨와 외교통일 부문 공동정책보좌진으로 일할 김진환씨가 그 주인공. 이씨는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출신이고, 김씨는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와 민족통일연구소에서 일했다. 16대 국회 때 김홍신 의원실에서 일한 추경민씨(우리당 장향숙 의원 보좌관)와 민노당에서 공동정책보좌진으로 일하는 박주은씨는 보건복지 문제를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사랑을 싹틔운 연인 사이다.





주간동아 2004.06.10 438호 (p36~38)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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