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9

2004.04.08

죽는 날까지 난 하고 싶다

  • 신완수/ 비버리힐 남성클리닉 원장 www.bestpenis.co.kr

    입력2004-04-02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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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는 날까지 난 하고 싶다
    한국인의 고루한 성 의식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던 영화 ‘죽어도 좋아’ 이후 노인들의 성을 다룬 영화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고독이 몸부림칠 때’ ‘휴먼 스테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등.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이런 영화를 보고 난 뒤 내뱉는 말은 대부분 ‘설마…’다. ‘설마’ 노인들이 그렇게까지 섹스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섹스를 할 능력이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 그것이다. 영화는 허구이고, 사람이 허구를 보고 믿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의 노인들을 보더라도 도무지 그들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어렵다.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그래서 우리에게 노인들의 성은 확인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그렇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가 하나 있긴 하다. 남성들의 성 기능 향상을 책임지고 있는 비뇨기과 클리닉이 바로 그곳.

    정 궁금한 사람은 비뇨기과를 방문해 손님 중에 60대 이상의 남성이 몇 명이나 되는지를 확인해보라. 대기 환자 10명 중 노인들이 2~3명, 많은 날은 4~5명까지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을 전립선 관련 환자일 것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일흔 살이 다된 어른이 음경확대술을 받는 경우도 있고, 스무 살에 섹스를 시작해 50년 동안 아내와 잘 살아오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함몰된 음경을 꺼내 길이를 늘리는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큰 게 좋냐, 나도 큰 게 좋다”는 식이다. 성기확대수술을 받은 할아버지들은 나름대로 할 말이 많다.

    “이제 와서 왜 수술을 받냐고? 노인도 큰 물건을 갖고 싶은 욕구는 다 있는 거야. 젊을 때는 돈 없고 시간 없고 부끄러워서 못했지만, 이제는 뭐 부끄러울 것도 없고 오히려 편해. 부인과 사별한 친구들은 관심이 더 많지.”



    즉 죽는 그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자신 있는 남성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다. 만약 환갑에 조루치료를 받고, 정관수술을 하는 노인이 있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겠는가? 21세기의 노인들은 이미 자신의 성에 당당하다. 노인들은 “우리에게도 섹스를 즐길 자유가 있다”고 외친다. 다만 그 외침이 속으로 하는 말이라 우리 귀에 들리지 않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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