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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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도리의 고통 감쪽같이 ‘훌훌’

희귀 약재 이용한 ‘일중음’ 효과 탁월 … 15년 시달린 환자도 복용 두 달 만에 통증 사라져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12-24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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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랫도리의 고통 감쪽같이 ‘훌훌’

    전립선염 치료제 ‘일중음’은 환자의 증상과 병상, 발병 기간, 체질에 따라 다르게 처방되기 때문에 환자와의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건축업을 하는 이명수씨(47)는 최근 서울 서초동 일중한의원에서 ‘일중음’이라는 한약을 처방받은 후 15년 동안이나 시달려왔던 만성전립선염에서 해방됐다. 앓아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안다는 전립선염. 그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자신감 상실, 밀려오는 우울증으로 한때 사업까지 접을 생각도 했던 그였다.

    이런 이씨를 수렁에서 건져내준 사람은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이다. 지인의 소개로 찾아온 그에게 손원장이 내민 처방은 이 한의원만의 고유 처방인, 인동초·패장근 같은 희귀 약재가 들어간 일중음. 이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먹기 시작했는데, 복용 두 달 후의 결과는 그야말로 놀라웠다. 극심한 고환 통증도 사라지고 잦아들었던 소변 줄기도 다시 굵어졌으며 빈뇨 증상과 잔뇨감 또한 없어졌다. 정력이 돌아왔음은 물론이다.

    획기적 치료효과 학계 발표 ‘주목’

    10년간 제약영업을 하다 만성전립선염 때문에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둔 김현수씨(34)도 일중음을 먹고 삶의 의미를 되찾은 경우. 영업실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과음 때문에 전립선염을 앓게 된 김씨는 전신무기력증과 신경쇠약으로 7년 동안이나 고생했다. 하지만 일중음 한 제를 먹은 뒤부터 자신을 괴롭혀오던 각종 증상이 사라지고 부부 생활도 예전으로 돌아왔다. 그는 요즘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셔도 끄떡없다”며 “오히려 병을 앓기 전보다 건강이 더 좋아졌다”고 자랑한다.

    일중한의원(서울 서초구 서초동)은 만성전립선염, 방광염 환자에겐 잘 알려진 전문 한의원이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15년 이상 만성전립선염을 앓아온 많은 환자들이 이곳을 찾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다. 일중한의원은 특히 별다른 치료효과를 보지 못해 양·한방 병원을 두루 찾아다닌 환자들, 즉 포기 상태 직전의 환자들에게 더욱 유명하다. 손원장은 “보통은 한두 달, 길어도 서너 달만 일중음을 복용하면 잔뇨감, 잦은 소변, 배뇨통, 성기능 약화 등의 증세들이 말끔히 사라진다”고 자신했다.



    손원장은 최근 일중음의 이런 치료효과를 학계에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 1년 동안 4∼16년간 만성전립선염을 앓아온 환자 46명을 일중음으로 치료한 뒤 조사한 결과, 통증 및 불편함 감소 93%(42명), 배뇨증상 감소 89%(40명),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감소 90%(41명) 등 증상이 획기적으로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더욱이 미 국립보건원(NIH) 만성전립선염 증상점수표 ‘NIH-CPSI’를 기준으로 한 증상 점수검사에서도 총 증상지수가 ‘35.39±5.55’에서 ‘6.02±5.50’으로 대폭 감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손원장이 전립선염 치료에 매달리게 된 이유는 만성전립선염을 15년간이나 앓아온 친척을 5년 전 우연히 치료하면서부터. 도저히 치료방법이 없었던 친척에게 마지막으로 인동초 꽃과 패장근 등을 이용한 한약재를 ‘시험 삼아’ 써본 게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그때부터 연구에 들어간 손원장은 일중음의 효과를 확인하고 전립선 환자들에게 이를 처방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 충북 영동에서 한의원을 하던 그가 서울로 한의원을 이전한 것도 환자들의 폭발적인 반응 때문이었다. “서울에서 좀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는 환자들의 요청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는 게 손원장의 설명이다.

    아랫도리의 고통 감쪽같이 ‘훌훌’

    일중한의원은 한의원들 중에서는 드물게 초음파 검진시설을 갖추고 있다.전자현미경을 통해 전립선염의 근본 원인을 확인하고 있는 손기정 원장(위부터).

    이에 대해 ‘그럴 리가’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전립선염의 실상을 알고 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 있는, 무게 약 20g인 밤톨 모양의 부드러운 조직체.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일단 소변 횟수가 잦아지고 소변 줄기가 가늘어진다. 그러다 오줌에 농이 섞여 나오고 소변을 볼 때 따끔따끔한 통증이 뒤따른다. 하복부와 회음부에 통증이 있거나 묵직한 불쾌감이 느껴질 때쯤 염증은 이내 고환의 극심한 통증과 요통으로 발전한다. 음주나 과로를 한 날은 증상이 더 심해지며 성기능 저하, 조루, 피로 등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전립선염 증세가 나타나면 이를 ‘사형선고’로 받아들인다. 성기능이 약화되면서 신경은 아랫도리에 집중되고, 자신감 상실은 곧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도 이어진다. 직장과 가정에서의 생활이 정상적으로 지속될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오는 것. 문제는 전립선염이 20∼50대 남성들의 30% 이상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전립선 조직 자체가 미세한 형태의 특수 구조로 이뤄져 항생제나 배뇨제 같은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립선염이 사람을 죽이는 병은 아니지만 ‘잘 낫지 않는 병’으로 구분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환자들 요청으로 지방서 서울 이전

    한의학적으로도 전립선염은 인체의 하복부와 회음부 쪽에 기(氣)가 순행하지 못하고 적체되어 통증이 생기거나 생식기의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경우, 소변이 맑지 못하고 혼탁한 경우를 모두 가리킨다. 바로 손원장이 개발한 일중음은 이런 증상을 해소하는 약재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인동초(金銀花)’는 항염작용을, ‘민들레 꽃(蒲公英)’은 소변을 잘 보게 하는 배뇨작용을, 그리고 마치 썩은 된장 같은 냄새가 난다 해서 이름 붙여진 ‘패장근’은 항염과 배농작용을 담당하는 희귀 약재들이다. 여기에다 신장의 기능 개선을 위한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등 기본 약재 등이 추가되어 치료효과를 극대화했다. 치료방법이 개인마다 같은 양방에서와는 달리 증상과 병력, 발병 기간, 체질 등에 따라 약재의 종류와 용량, 병행요법 등이 각각 다르다.

    손원장은 “일중음을 통한 한약요법은 오장육부 중 전립선 건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비장, 간장, 신장, 방광 등 3장(臟) 1부(腑)에 대한 근본적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며 “이를 통해 항생제 장기 사용에 따른 내성 치료, 면역체계 강화, 직접적인 염증 제거 등 세 가지 치료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중음은 여성들의 방광염 치료에도 사용된다. 항염, 해독작용이 뛰어난 일중음의 핵심 약재들을 응용한 처방이 여성들의 대표적 고질병인 재발성 방광염 등에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 여성에게 흔한 질병인 방광염은 남성 전립선염과 마찬가지로 재발이 잘되고 완치가 어려운 대표적인 여성 난치병이다. 일중한의원은 만성 재발성 방광염이 선천적으로 콩팥과 방광이 허약한 여성에게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그곳의 면역력을 집중적으로 키워주는 처방을 쓰고 있다. 일중음과 치료원리는 비슷하지만 처방은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손원장은 “전립선염과 방광염 치료에 열 찜질, 괄약근 운동, 회음부 마사지, 온수 좌욕 등이 큰 도움이 된다”며 “남성들은 술과 스트레스를 피하고 여성들은 청결을 유지해야 이들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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