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6

2004.01.01

e기술 3040 여장부들 주목!

벤처업계 젊은 CEO들 두각 … 섬세한 경영능력·리더십 ‘그녀들만의 노하우’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입력2003-12-24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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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기술 3040 여장부들 주목!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대표, 김순진 21세기 여성 CEO연합 회장, 김현숙 경신공업 사장, 김혜정 삼경정보통신 사장, 박지영 컴투스 사장, 서지현 버추얼텍 사장, 이수영 웹젠 전 대표, 이영남 이지디지털 사장, 정영희 소프트맥스 사장(위부터)

    오래도록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기업인 리스트의 첫머리에는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67), 신세계 이명희 회장(50)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좀더 젊고, 참신하고, 첨단 분야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여성들이 그 뒤를 이어가기 시작한 것은 겨우 4~5년 내의 일이다. 벤처 붐이 일고 창업 문턱이 낮아지면서 창의력과 기술력을 갖춘 여성 인재들이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2002년까지만 해도 ‘젊은 여성 기업인’의 대표 격인 사람은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대표(47), 서지현 버추얼텍 사장(38) 등이었다.

    성주인터내셔널은 매출액 700억~800억원대의 토털 패션 유통회사. 대성산업 창업자 고 김수근 회장의 7남매 중 막내딸이지만 김성주 대표는 가족의 도움보다 스스로의 능력과 추진력으로 오늘의 위치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김대표는 다보스포럼 ‘차세대 지도자 100인’(1997), 아시아위크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2001), CNN ‘새천년 리더’(2003) 등에 선정되면서 국제적 유명세를 얻었고 능력, 추진력, 독립성, 자기 철학, 노블리스 오블리제(신분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와 책임)를 갖춘 차세대 여성 CEO(최고경영자)의 새 전형을 창출했다는 평을 듣는다.

    서지현 사장은 1991년 당시로선 생소하기 짝이 없는 ‘기업용 협업솔루션’ 개발회사를 세운 벤처 1세대다. 2001년 보유주식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돈 많은 여성 벤처기업인으로 꼽히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요즘은 사업적으로나 업계에서의 활동 면에서나 주춤한 편이다.

    그 뒤를 이어 새롭게 떠오르는 이들이 김혜정 삼경정보통신 사장(41), 정영희 소프트맥스 사장(39), 이영남 이지디지털 사장(45), 박지영 컴투스 사장(28), 이수영 전 마이클럽 대표(38) 등이다.



    김혜정 사장은 2001년 출범한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장영신 애경 회장처럼 창업 2년 만인 1995년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뒤를 이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찬 리더 기질로 많은 여성 기업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김사장이 이끄는 삼경정보통신은 세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24시간 무인 실험분석 시스템을 개발, 상용화에 성공한 첨단 벤처기업이다.

    정영희 사장은 게임산업의 부상과 함께 대표적 여성 벤처 CEO로 인정받은 케이스. 1993년 사업을 시작, 1996년 ‘창세기전1’을 최초로 일본에 수출해 주목받았다. 대주주 지분정보 제공업체인 에퀴터블에 따르면 정사장은 국내 여성 부호 23위(2003년 9월 기준)에 올라 있다.

    이영남 사장이 이끄는 이지디지털은 매출액 250억원 규모의 산업용 전자통신장비 전문회사다. 1998년 출범한 여성벤처협회의 2대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에 비해 박지영 사장은 그야말로 뉴 페이스. 컴투스는 96년 당시 박사장 등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학생 3명이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시작부터 모바일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박사장은 2003년 7월 시사주간지 타임 선정 ‘14명의 세계 기술 대가(Global Tech Gurus)’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수영 전 대표는 그가 창업한 국내 최초 3D 게임개발업체 ‘웹젠’이 코스닥에 등록되면서 국내 9위(에퀴터블 2003년 9월 기준)의 여성 부호로 떠올라 큰 관심을 끌었다.

    한편 이들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주목받는 중견 여성기업인들이 있다. 김현숙 경신공업 사장(67)과 김순진 ㈜놀부 대표이사(51)가 그들이다.

    김현숙 사장이 운영하는 경신공업은 국내 최대 자동차용 배선(하니스) 공급업체로 2002년 말 기준 영업이익 134억원, 순이익 123억원의 ‘알짜’ 기업이다. 김사장은 여성경영자 최초로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아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은 편이다.

    김순진 대표가 이끄는 ㈜놀부는 ‘놀부 보쌈’ ‘놀부 부대찌개’ 유황오리전문점 등 전국에 340여개 가맹점과 2개의 해외 점포를 거느린 국내 최대 규모의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다. 2003년 9월 ‘21세기 여성 CEO연합’을 결성, 초대회장을 맡으면서 재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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