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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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이 아니라 ‘절도청’?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10-15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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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청이 아니라 완전히 ‘절도청’ 아닙니까.”

    철도노조가 파업과 관련해 조합비를 압류한 철도청을 비난하는 소리다.

    철도노조측은 철도청이 6·28 파업 당시 입은 영업손실 보전 차원에서 노조 조합비 8억여원을 압류한 데 대해 “명백한 절도 행위”라고 주장한다. 반면 철도청측은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채무를 조합비와 상계했는데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반박한다.

    일견 철도청의 주장이 옳은 것 같지만 그 뒤에 숨은 사연은 복잡하다. 철도청은 파업이 끝난 뒤 손실 보전 차원에서 철도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7월30일 법원에 철도노조의 부동산과 조합비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했다. 철도청은 가압류 신청 후 7·8·9월분 노조 조합비의 67%에 해당하는 8억여원을 압류했다.

    문제는 당연히 받아들여질 것으로 판단됐던 조합비에 대한 가압류 신청이 9월8일 법원에 의해 기각되면서 일어났다. 결국 철도청은 임의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노조 조합비를 횡령한 꼴이 되어버린 셈. 철도청은 즉각 항고하는 한편, 가압류가 기각되었어도 조합비는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채무와 상계할 수 있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는 이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철도노조 백남희 선전국장은 “가압류 신청이 기각되자 철도청이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을 하고 있다”며 “파업이 아직 불법으로 규정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의 강문대 변호사는 “설사 6·28 파업이 불법파업으로 확정된다 하더라도 철도청의 손해배상 채권은 ‘금전적’ 채권인 반면, 노조 조합비는 노조가 철도청에 조합들로부터 조합비를 공제해 전달해달라는 일종의 ‘행위적’ 채권이므로 서로 상계할 수 없다”며 “서로 다른 종류의 채권을 상계할 수 없다는 것이 국내 및 일본의 통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철도청은 학설상의 의견이 분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상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철도청 법무과의 한 관계자는 “법원은 2002년 2월 파업 당시 채권 가압류 신청에 대한 결정문에서 ‘노조 조합비와 손해배상 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노조 조합비 압류에 법적 하자는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철도청은 지난해 2월 철도파업과 관련해 노조 조합비 8억여원, 올 6월 파업과 관련해 노조 조합비 8억여원 등 총 16억여원의 조합비를 압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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