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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기 현대자동차배 기성전 16강전

“앗 실수” 바둑황제 황당한 반칙패

조훈현 9단(흑) : 최철한 5단(백)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앗 실수” 바둑황제 황당한 반칙패

“앗 실수”  바둑황제 황당한 반칙패
부터 보자.

좌하귀를 보시라. 이런 모양에서 흑이 A의 곳에 착수할 수 있겠는가, 없겠는가. 아무리 ‘단수’를 이제 막 배운 입문자라도 이런 황당한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지금 누구 놀리는 거요?”

그렇다. A의 곳은 바둑 규칙상 둘 수 없는 ‘착수 금지구역’이다. 하지만 같은 모양이라도 B의 곳에는 둘 수 있다. 백△ 한 점을 따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형태를 ‘패’라고 한다. 단, ‘패’는 계속해서 서로 따내게 되면 바둑이 끝이 나지 않으므로 반드시 다른 곳에 ‘팻감’을 한 번 쓴 다음에야 다시 패의 곳을 따낼 수 있다.

바둑의 ‘바’자만 알아도 다 아는 상식을 가지고 웬 말씀이 그리 많냐고? 하하, 손오공도 근두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하지 않나. 프로9단이, 그것도 ‘바둑황제’라 불리는 천하의 조훈현 9단이 바둑 18급도 아는 바로 이 A의 곳에 버젓이 착수한 해프닝이 벌어졌기에 하는 말이다.

문제의 는 제15기 기성전 16강전에서 조훈현 9단이 신예 최철한 5단과 맞붙은 일전이다. 최철한 5단은 현재 다승과 승률 부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한창 물오른 기사. 더군다나 올해 조훈현 9단에게 일침을 놓은 바도 있어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초반 좌하귀에서 큰 밀어붙이기 정석이 발발, 100여 수가 넘는 전투가 이어지며 전판으로 싸움이 번진 장면이다. 형세는 호각지세. 이때까지 조훈현 9단이 소비한 시간은 불과 30여분. 3시간짜리 바둑이므로 시간도 넉넉했다. 그런데 이때 흑A를 두었다. 그러고는 당연하다는 듯 백 □ 한 점을 들어내기까지 했다. 이로 보아 조훈현 9단이 A의 곳을 B의 곳으로 착각한 것이 틀림없다. 머릿속으로는 B의 곳 패를 따낼 생각이었는데 손은 그만 A의 곳으로 향하고 만 것이다.



“어?” 최철한 5단이 깜짝 놀랐다. “억!” 상대가 놀라는 소리에 퍼뜩 사태를 감지한 조훈현 9단. 그저 망연자실할 뿐. 기사들이 바둑에 너무 몰입하다 팻감을 쓰지 않고 패를 따내 반칙패를 당하는 일은 종종 있었어도 이처럼 착수 금지구역에 착수를 해 반칙패를 당한 경우는 바둑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05수 끝, 백 불계승.



주간동아 405호 (p95~95)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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