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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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판소리 결합’ 식지 않는 무용 열정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09-24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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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과 판소리 결합’  식지 않는 무용 열정
    9월15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약간은 특별한 ‘심청’ 공연이 올려졌다. ‘춤으로 듣는 소리, 소리로 보는 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공연은 판소리 ‘심청가’ 완창에 맞춰 무용수들이 춤을 춘 판소리와 무용의 결합. 작품의 안무를 맡은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은 20여명의 무용수를 이끌고 직접 무대에 섰다.

    “2001년 첫번째 ‘심청’ 공연에 이어 두 번째 서울 공연이에요. 1988년 서울올림픽 폐회식 때 김소희 선생과 ‘떠나가는 배’를 공연한 이래 김선생께서 ‘계속 판소리와 춤을 결합한 공연을 해보자’고 말씀하셨어요. 그 어른의 말씀이 항상 숙제처럼 가슴에 남아 있다가 2001년에야 결실을 맺게 된 겁니다.”

    김이사장은 서울 공연에 앞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도 초청공연을 했다. “판소리는 음악적 깊이가 상당한 예술이지만 공연 시간이 길기 때문에 완창을 다 듣기 어려운 면이 있어요. 하지만 춤과 판소리를 결합해 보여주면 그만큼 판소리를 접하기가 쉬워지는 거죠.”

    김이사장은 ‘심청’을 ‘어둠에서 밝음으로 가는 길’로 해석한다. 맹인인 심봉사가 눈을 뜨는 과정도 그렇고, 효를 통해 행복을 찾는다는 전체적인 줄거리도 그렇다. 이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장치를 모두 흰색으로 하고 무용수들도 흰옷을 입었다.

    김이사장은 창작춤 공연 외에도 춤 전문지인 월간 ‘몸’을 발행하고 무용을 중심으로 한 페스티벌인 ‘창무국제예술제’를 11년째 이끌어오고 있다. 창무국제예술제를 통해 일본의 부토, 아프리카 현대무용 등 많은 무용들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 그러나 별다른 지원 없이 혼자서 국제예술제를 이끌어가는 일이 결코 쉬울 리가 없다. 김이사장은 예술제 운영을 위해 홍익대 앞에 있는 8층짜리 창무예술원 건물을 팔아야 했다. 무용을 위해 사재를 모두 턴 셈이다.



    “경제적으로는 손해를 많이 봤지만 그래도 내 삶에 만족해요. 내가 진정 사랑하는 춤을 출 수 있고 좋아하는 예술제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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