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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화사업은 이제 부업?

세계 최고의 인프라 기반으로 인터넷기업 변신 시동 … 솔루션·스마트카드 등에 역점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KT, 전화사업은 이제 부업?

KT, 전화사업은 이제 부업?

KT가 인터넷솔루션 분야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KT는 전화회사가 아니라 인터넷회사다.” 2002년 2월 LG투신증권 정보통신팀의 ‘KT 보고서’가 증권가에 작은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KT는 “미래 성장성이 없다”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해 좀처럼 오름세를 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LG투신증권이 “KT는 인터넷기업”이라며 ‘성장성’에 무게를 둔 보고서를 만들어 배포한 것이다. KT는 현재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장기투자에 적합한 대표적 우량주로 평가받고 있다.

KT를 ‘성장성 있는’ 우량주로 꼽고 있는 것은 KT가 시내전화 시장에서 95.7%,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45.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공룡’ 망(網)기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KT가 전화서비스와 인터넷서비스 등 확고한 수익기반을 디딤돌로 무선랜, 유무선통합서비스, 인터넷솔루션, B2B(Business-to-Business), 스마트카드, 홈네트워킹 등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지목되고 있는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시내전화 95.7%, 인터넷 45.8% 점유

최근 인터넷과 이동전화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통신 시장의 중심축이 유선 및 음성 시장에서 무선 및 데이터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이들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 ‘컨버전스(Convergence)’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인터넷 시장은 접속수익 및 광고수익 모델에서 게임 동영상 등의 콘텐츠 유통 분야로 변화하고 있으며, 각 기업들은 인터넷 환경을 이용해 지식을 공유하는 등 전사적 관리에 나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음성 회선에 기반을 둔 전화사업자 중심의 서비스가 지난 100년을 주도했다면 향후 10년간은 IP(Information Provider)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솔루션사업자 중심의 서비스가 지배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시점에서 KT는 회사의 비전으로 ‘Value Networking Company’를 주창하며 변화의 주역을 자처하고 나섰다. KT 관계자는 “Value Networking Company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가치가 다양한 형태로 창출·소비·유통될 수 있도록 최적의 맞춤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를 말하며, 변화된 통신환경을 주도하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KT 비전’의 중심엔 KT 솔루션사업단이 있다. 기업의 전산장비를 아웃소싱하는 기업인프라 부문과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기업솔루션 부문, 홈네트워킹 스마트카드 등 개인생활의 편리성을 높여주는 개인솔루션 부문이 솔루션사업단의 주요 비즈니스 영역이다. ‘전화회사’와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사업을 솔루션사업단이 도맡아 벌이고 있는 것이다.



KT가 e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0년 12월 “KT는 더 이상 전화회사가 아니다. e비즈니스 기업을 지향해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닌 이상철 전 사장이 부임한 이후부터다. 처음 인터넷 관련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회사 내에 “KT가 왜 그런 일을 하느냐”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비아냥거림이 있었다고 한다.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IP-VPN 사업의 경우엔 2~3년이면 마무리할 일을 5년 가까운 시간을 투자해 완성했을 정도. KT가 운영하는 포털 한미르가 현재 업계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도 ‘전화회사’의 생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유선전화 음성통화 서비스 부분의 조직이 순발력이 떨어져 인터넷솔루션 부분 인력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IT(정보기술) 사업을 바라보는 KT 내부의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KT, 전화사업은 이제 부업?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인터넷솔루션 등은 향후 KT의 주요 산업이 될 전망이다.

KT의 솔루션 사업은 크게 기업 부문과 개인 부문으로 나뉜다. 기업인프라는 서버호텔이라고도 불리는 IDC(Internet Data Center) 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IDC는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산자원을 직접 구축, 운용하지 않고 전문사업자에게 맡기는 전산 아웃소싱의 기본이 되는 서비스다. KT의 IDC서비스는 타 사업자보다 비교적 늦게 시작했는데도 2002년 현재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솔루션사업단의 대표적 사업이다. 기업솔루션 부문은 ‘비즈메카(bizmeka)’ 서비스가 담당하고 있는데 비즈메카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터넷 사용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2001년 10월 출시한 브랜드다. 인터넷을 기업 경영에 활용하고 싶어도 전문가를 구할 수 없고 비용 부담으로 인해 제대로 도입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1’ts(원츠·One Card Total Solution)는 ‘왕년의 전화회사’ KT가 출시한 스마트카드의 이름이다. 원츠는 메모리 용량이 일반 마그네틱카드의 1000배에 달해 금융뿐 아니라 온라인 상거래, 교통, 통신,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더미 단말기(PC용 스마트카드 판독용 단말기)에 스마트카드를 꽂으면 온라인 쇼핑몰과 포털사이트에서 전자인증 및 소액결재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주민등록번호, 비밀번호, 계좌번호, 생일 등 필요한 개인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개인정보관리(PIMS) 기능으로 전자수첩 구실까지 할 수 있다. KT는 BC, LG, 국민 등 신용카드사와 몬덱스, 금융결제원 등 전자화폐사를 파트너로 원츠의 이용 범위를 의료보험카드, 자동차관리카드, 보안카드, 홈네트워킹, 공공 분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시각은 ‘독점 혜택 누리는 전화회사’

이처럼 KT는 네트워크서비스 프로바이더에서 솔루션서비스 프로바이더로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AT&T 등 세계 유수의 통신업체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것이다. 김영환 KT 솔루션사업단장은 “솔루션 분야는 KT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T가 인터넷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KT는 최근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매년 선정·발표하는 세계 100대 IT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기업으로는 삼성전자(3위) SK텔레콤(44위) LG전자(67위)가 100위권 안에 들었고 KT의 자회사인 KTF도 71위에 올랐다.

KT가 자회사보다도 못한 평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비즈니스위크는 시장독점력이나 독점에 가까운 지배력으로 타 경쟁사에 비해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전화회사’는 아예 평가대상에 넣지 않았다고 한다. 비즈니스위크의 눈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보유하고 있는 KT가 ‘독점의 혜택을 누리는 전화회사’로밖에 보이지 않은 셈이다.





주간동아 393호 (p32~34)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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