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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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없이도 컴퓨팅 … 꿈의 시대 온다

공간의 제약 뛰어넘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주목 … 물건 통해서도 정보교환 가능

  • 김용섭/ 디지털 칼럼니스트 www.webmedia.pe.kr

    입력2003-06-26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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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없이도 컴퓨팅 … 꿈의 시대 온다
    어느 곳에서나 컴퓨팅 환경을 만들 수 있고, 언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아직까지 컴퓨팅 환경은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으로 상징되는 기술적 진보는 가까운 시일 내에 컴퓨팅 환경의 공간적 한계를 무한대로 확장해줄 것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치 물이나 공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비쿼터스는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라틴어에서 따온 말로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과 실재하는 물리공간의 결합을 뜻한다. 이런 환경에선 어떤 기기(Any device)로든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사용자가 PC를 활용할 수 있다. 옷처럼 입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몸에 이식하는 형태의 컴퓨터가 개발되거나 이와 유사한 방식의 기기가 등장할 것이다.

    칩 통해 건강 체크 … 병원에 자동 통보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미국 제록스사 팰러알토연구소의 마크 와이저 연구원이 처음 주창했다. 그의 정의를 빌리자면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이용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컴퓨터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하고, 현실세계의 사물과 환경 속으로 스며들어 일상생활에 통합된다. 이제까지의 정보화가 문명의 기반인 현실공간에서 벗어나려는 것이었다면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정보화가 현실공간과 결합한다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컴퓨터는 데스크톱 PC나 노트북 PC, 즉 개인용 컴퓨터 정도였다. 하지만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선 모든 가전기기를 비롯해 자동차나 빌딩, 심지어 가방이나 옷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물과 기기에 컴퓨팅이 가능한 기기가 장착되고, 이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모든 일상생활이 컴퓨팅 환경 속에 노출되는, PC나 휴대전화 없이도 다양한 물건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국방, 환경, 비즈니스, 행정,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될 수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이 군사적으로 활용되면 전술적 감지 및 추적 능력이 확대되고 고도의 정보교류가 가능하다. 대기오염이나 폐기물 문제, 생태계 보호 등에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의료 분야에 적용되면 침실의 침대나 화장실의 좌변기에 달린 칩이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체크, 몸에 이상이 있으면 자동으로 병원에 통보된다. 또 굳이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이용한 재택진료나 원격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냉장고가 식품보관목록을 수시로 체크해 부족한 물건을 자동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운전중 자동차가 운전자의 상태나 자동차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기들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채택하면서 두뇌를 갖게 되고 점점 더 똑똑해지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e비즈니스에도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기업의 생산, 마케팅, 물류, 판매, 고객관리 등의 경제활동 전 과정이 모두 지능화되고,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상거래가 가능해진다. 생산과 판매시스템에서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활용은 계획적인 생산과 효율적인 마케팅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톰 크루즈 주연의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배경이 된 미래도시를 떠올려보라. 영화에 묘사된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은 먼 미래에나 이뤄질 ‘꿈’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누리게 될 ‘현실’이다. 수많은 과학자와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이 가까운 미래에 경험할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손꼽고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이 앞서 있어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과 국가는 차세대 정보통신산업의 주력 국가, 주력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2월 2007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유비쿼터스 코리아(U-Korea)’ 계획을 발표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한국의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정해 지원에 나선 것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에 조성되는 스마타운(Smar Town)은 초고속 광대역 유무선 통신망을 통한 지능형 행정·교통·교육·원격의료, 환경감시, 원격재난관리, 물류서비스 등을 갖춰 개인이나 입주업체들에게 최적의 주거 및 업무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비쿼터스 코리아’ 구축을 위한 시험장으로 활용될 스마타운은 세계 최초의 지능형 시범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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