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4

2003.05.15

‘체외사정’ 완벽 피임법 아니다“

  • 최승해/ 부산토마스의원 남성클리닉 원장 www. thomasclinic.com

    입력2003-05-07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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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외사정’ 완벽 피임법 아니다“
    ”이상하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선생님, 정액은 사정할 때만 나오는 거 아닙니까?”

    비뇨기과를 찾는 젊은 남성들 중에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고 씩씩대며 묻는 사람도 있다.

    사연인즉 체외사정을 했는데 파트너가 임신을 했다는 것. 한 번도 파트너 몸 안에 사정한 적이 없는데 상대방으로부터 임신했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야말로 ‘돌아버린다.’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했다는 결론밖에 안 나오기 때문이다.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의학상식이 잘못된 게 아닌가 해서 오는 이도 있지만 자신의 상식을 ‘과학적 사실’로 믿고 파트너를 ‘응징’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오는 이도 많다.

    이들 대부분은 피임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콘돔이나 그 밖의 피임제를 기피하는 사람들. 체외사정은 남성이 절정의 순간에 여성의 몸 밖에서 사정하는 것. 많은 남성들이 이런 체외사정의 피임효과를 신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상식이다. 여성의 몸 안에 사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남성이 사정하기 전에 정자를 포함하고 있는 애액이 나오기 때문에 몸 밖에 사정한다 해도 임신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콘돔을 쓰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괜히 걱정만 하지 말고 정관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정관절제술은 칼을 대지 않고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시간도 짧고, 통증도 거의 없다. 정관수술을 한 뒤에 아기를 갖고 싶어지면 그때 가서 복원수술을 하면 된다. 단, 정관수술을 한 뒤 10여회 정도 정액을 빼내면 그 다음부터는 ‘만사 OK’.



    피임과 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쌓아 자신의 잘못된 상식만 믿고 배우자를 괴롭히고, 의처증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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