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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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들 잇단 돈 구설수 “너무하네”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3-05-07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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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전 대통령은1996년 2월13일 특가법 위반(뇌물)으로 구속됐다.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불법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1996년 7월30일부터 12월30일까지 약 6개월 동안 4명으로 구성된 6개의 추적반을 가동해 2000여억원의 행방을 좇았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추적반은 1098억원은 무기명채권으로 변환, 사라졌고 1060억원은 친인척 및 측근들의 생활비 명목으로 지급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정치자금도 자금지출 내역에 포함된다. 2003년 4월28일 전씨의 재산명시 심리재판이 열린 서울지법 서부지원. 전 전 대통령은 15만원, 14만원, 1000원이 입금된 3개의 통장을 재판부에 내밀고 “재산의 전부”라고 말했다. 손이 크기로 소문난 그의 이런 처신이 얄미웠을까. 재판부가 “어떻게 골프 치고 해외여행 다니냐”고 힐난했다. 주시할 부분은 전 전 대통령의 답변이다. 그는 “그동안 인연이 있는 사람과 자녀들이 도와준다”고 답변했다. 검찰 수사반이 6개월간 추적한 결과 1000억원 이상이 전 전 대통령과 연을 맺은 사람들, 그 가족들의 생활비로 지급됐다. 즉 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권력을 통해 돈을 모아 측근들과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들로부터 돈을 받아 쓰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전직’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돈’과 관련한 구설도 만만치 않다. DJ는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받은 상금13억여원의 용도에 대해 “국제 평화 증진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그 직후 청와대는 “상금을 아·태재단에 기부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2003년 공직자 재산등록 및 변동신고 사항에 따르면 이 돈이 다시 DJ한테 되돌아왔다. 한번 기부한 돈을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었을까. 사정은 이렇다. 아·태재단측은 DJ의 노벨상금을 기부받은 후 회계상 이를 기부금으로 잡는 대신 ‘가수금’으로 처리했다.

    돈과 관련한 ‘전직’의 구설은 또 있다. 이번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YS)이다. 그는 “집권시 한 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고 장담했다. 그래서 다른 전직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상도동 비서 출신 P씨).

    상도동 한 관계자는 “손님들하고 밥 한번 먹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할 정도. 이런 사정을 전해 들은 김덕룡, 강인섭, 김무성, 김영춘 의원 등 상도동 비서 출신 국회의원들이 곤궁한 말년을 보내고 있는 YS의 품위 유지를 위해 생활비를 보조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전달한 돈은 3000만원. YS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 시절 월급의 95%를 연금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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