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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모바일 미디어 전쟁

모바일 서비스 불안한 출발

휴대폰 보조금 허용 기대감으로 ‘준’과 ‘핌’ 단말기 판매 ‘뚝’ … SKT는 정액요금제 연장 검토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모바일 서비스 불안한 출발

모바일 서비스 불안한 출발

KTF의 ‘핌’과 SK텔레콤의 ‘준’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모바일 미디어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의 ‘준(June)’에 이어 KTF의 ‘핌(Fimm)’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모바일 시장 확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일선 대리점에서는 모바일용 IMT-2000 단말기를 찾는 사람들이 올해 들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울상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정보통신부의 ‘3월 이후 휴대전화 보조금 허용’ 방침에 따라 단말기 구입을 3월 이후로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업체에서는 보조금 지급 검토 대상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까지도 가능한 WCDMA 방식뿐만이 아니라 ‘준’이나 ‘핌’ 전용단말기인 cdma1x EV-DO 방식 단말기도 포함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견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신규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이러한 예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 단말기 구입을 3월 이후로 늦추고 있는 추세. 모바일용 영화, 뮤직비디오, TV 등 강력한 모바일 콘텐츠를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 이동통신업체들로서는 발을 동동 구를 만한 일이다.

최근 들어 일선 대리점에서는 ‘준’이나 ‘핌’ 같은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용 IMT 2000 단말기를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24개월까지 할부 판매하고 있다. 한 달에 3만∼4만원 정도만 지불하면 되는 파격적 판매조건이다. 물론 할부금 이자 등 할부 비용 부담은 단말기 제조회사인 삼성전자 등이 떠안는 것이 아니라 통신업체인 SK텔레콤이나 KTF가 초기 수요 창출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떠안는다. 그럼에도 최근의 단말기 수요 감소 현상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대리점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서울 충정로의 한 대리점 업주는 “모바일용 IMT2000 단말기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최신형 휴대전화를 구입하기 위해 ‘준’ 전용단말기를 찾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그마저도 뚝 끊겨버린 상태”라고 전했다.

‘모바일 콘텐츠’ 타깃 고객층과 수요자 집단 불일치

결국 SK텔레콤은 2월 말까지만 실시하기로 했던 정액요금제를 상반기까지 연장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나섰다. SK텔레콤 ‘준 프리(June Free)’ 요금의 경우 월 2만5000원만 내면 무제한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3월1일부터는 무료통화가 아닌 통화료 할인 서비스로 자동 변경될 예정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동안 단말기 공급 지연에 따른 소비자 보상 차원에서 정액요금제 연장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액제 연장의 배경에는 이보다도 최근의 보조금 기대심리에 따른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TF의 ‘핌’ 역시 최근 전용단말기를 통한 실시간 TV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월 2만4000원으로 3개월간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전용요금제를 선보였다.



이처럼 이동통신업체들이 요금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바일 멀티미디어의 성격상 30∼40분짜리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몇 편씩 다운로드 받게 될 경우 10만∼20만원을 훌쩍 넘어서게 될 통화료 부담이 거꾸로 모바일 시장 확산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정액요금제가 실시되고 있고 정보 이용량별 무료통화 및 할인요금제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혹시라도 경제적 능력이 없는 10대들이 뮤직비디오 같은 모바일 서비스에 마냥 빠져 있는 통에 집으로 수십만원짜리 요금 고지서가 날아들게 될 경우를 생각해보라. 이동통신업체 입장에서는 통화료 수입을 기뻐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런 현상이 여론의 비난 속에 사회문제화할 경우를 우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SK텔레콤 준 사업본부 한중식 과장도 “통화량에 따라 요금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음성서비스와는 달리, 과도한 요금으로 인해 모바일 서비스용 단말기가 ‘몹쓸 물건’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대리점에서 고객들에게 요금체계를 상세히 설명하도록 지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동통신업체들이 골치를 썩는 문제는 모바일 콘텐츠의 타깃 고객층과 실제 수요자 집단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경제적 능력이 있는 30, 40대층은 ‘모바일’의 ‘모’자도 모르고 정작 모바일 콘텐츠에 익숙한 수요자층인 10, 20대들은 경제적 능력이 없어 단말기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업체들이 요금 정책을 놓고 부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3세대 서비스가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도 업체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본 NTT도코모의 3세대 서비스도 현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유럽지역 통신업체들도 3세대 서비스 실시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동통신업체들도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한결같이 “일단은 모바일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무선인터넷 분야의 수익 전망은 낙관적인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의 성공과 모바일의 성공은 사실상 두 분야의 결합산물인 무선인터넷의 성공을 절반은 보장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무선인터넷 분야 매출은 올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 총매출이 8조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무선인터넷 분야의 매출이 무시하지 못할 속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우리증권은 현재 이동통신 서비스 총매출에서 10% 정도인 무선인터넷 분야 매출이 2004년 말이면 19.4%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증권 조점호 수석연구위원은 “3세대 무선인터넷 시장이 열리면서 단말기를 통해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신용결재, 홈 네트워킹이 가능하고, 심지어 주차료 영수증이나 세금고지서 등도 받아볼 수 있는 단계까지 가면 시장은 급격하게 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위원은 또 모바일 서비스 이용에 따른 높은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이동통신업체들이 성장의 동력을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찾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저가 정책을 포함한 적극적 요금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매출이나 수익면에서 음성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94∼95년부터 성장의 동력이 음성 쪽에서 데이터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준’이나 ‘핌’ 같은 3세대 방식의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데이터 분야 매출의 신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중반쯤이면 쌍방향 화상회의 등이 가능한 3세대 WCDMA 서비스가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래저래 모바일 서비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 따라서 ‘준’과 ‘핌’의 시장 쟁탈전은 그 전초전에 해당하는 셈이다.





주간동아 373호 (p68~69)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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