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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가려움 ‘무좀’ 겨울에 잡아라

봄·여름엔 곰팡이균 번식 활발 … 재발 쉬워 1회성 치료로 안심은 금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도움말/ 듀오 클리닉 홍남수 원장(www.duoclinic.co.kr)

못 말리는 가려움 ‘무좀’ 겨울에 잡아라

못 말리는 가려움 ‘무좀’ 겨울에 잡아라

가려움을 참지 못해 효자손으로 발바닥을 긁고 있는 발무좀 환자. 민간요법은 부작용만 일으킬 뿐 무좀을 완치하지는 못한다.

이제 설도 지나고 입춘도 훌쩍 넘어갔다. 차가운 바람도 절기와 함께 밀려오는 봄 기운에는 맞설 재간이 없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계절과 함께 해마다 반복되는 질환의 악순환도 봄부터 기지개를 켠다. 그중 매년 따뜻한 바람이 불 때 시작해 여름에 극성을 부리다 찬바람이 불면 수그러드는 무좀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윤회하는 생활질병 중 가장 골치 아픈 질병의 하나다.

이런 골칫거리 무좀이 뿌리뽑히지 않고 계속 재발하는 근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잘못 알려진 민간요법도 그중 하나다. 즉 무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환자 자신의 꾸준한 치료 의지 없이 일회적인 치료에만 매달리다 병을 키우는 것이다. 당장은 나은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원상태로 돌아가 있거나 덧나기 일쑤인 무좀은, 그래서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하는 ‘반려 질병’이 되기 십상이다.

땀 많을 땐 양말 자주 갈아신어야

무좀은 피부사상균이라고 하는 곰팡이성 진균이 일으키는 피부병. 이 진균은 피부 각질을 영양분으로 삼아 피부 속에서 기생하고 번식하기 때문에 자연히 축축하고 따뜻한 환경을 좋아한다. 따라서 습도와 온도가 높아지는 계절에 활발히 번식하다가 주변환경이 건조해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활동을 중단하고 피부 각질 속으로 숨어버린다. 그러므로 무좀을 확실하게 퇴치하려면 곰팡이균이 활발하게 번식하는 봄, 여름철이 되기 전에 지금부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무좀 예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발 주위를 무좀이 가장 싫어하는 환경으로 만들어주면 된다. 발 주변의 환경을 통풍이 잘 되고 건조하며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그것이다. 집 안에서는 가급적 맨발로 지내는 것이 좋고, 외출시에는 슬리퍼나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으며, 장화나 부츠는 피해야 한다. 만약 발에 땀이 많이 난다면 양말을 자주 갈아신는 것이 좋고 스타킹은 신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무좀이 생기지 않겠지만 일반인들의 생활은 실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은 항상 땀과 습기로 차 있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할 때가 많다. 우리나라 남성 중 14.5%가 무좀에 걸린 이유도 아무리 여름이라도 맨발로 다니는 것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보는 사회적 풍조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무좀은 끈기와 집념만 있으면 얼마든지 완쾌할 수 있는 질병이다. 웬만한 무좀은 항진균제를 ‘적절하고 꾸준히만’ 사용하면 원인이 되는 곰팡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 무좀이 재발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당장 눈에 보이는 증상과 가려움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다 나은 것으로 착각해 약 바르는 일을 중단하고,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 잘못에서 비롯된다. 완전히 죽지 않은 진균은 각질층 깊숙이 숨어 있다 조건만 충족되면 다시 나와 활동을 시작하고 깨끗이 나은 줄 알았던 무좀은 그 즉시 재발한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증상과 가려움증이 사라진 후에도 계속 무좀약을 발라주고 발에 신경을 써주는 것이야말로 무좀 척결의 대전제다.

못 말리는 가려움 ‘무좀’ 겨울에 잡아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무좀 박멸의 ‘대전제’다.

물론 무좀이라고 증상이나 치료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만약 약국에서 산 무좀 연고가 별 효과가 없다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은 후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무좀의 종류에는 크게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갈라지고 각질이 일어나는 지간형, 발바닥에 좁쌀 크기의 물집이 집단으로 생기는 소수포형, 발바닥 전체에 두꺼운 각질이 생겨 긁으면 고운 가루 형태로 떨어지는 각화형 등이 있으며, 균의 종류와 염증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각각 다르다.

듀오 클리닉 홍남수 박사(피부과 전문의)는 “무좀의 정도가 심하면 진균 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며 “염증이 심하다면 염증완화와 2차감염 방지를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하고, 무좀균을 사멸시켜 무균 상태로 만들어주는 바이오빔 치료를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좀이 발이나 발톱에만 생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손과 손톱에 생기는 무좀과 소위 ‘완선’이라고 불리는 사타구니 무좀, 사지와 신체가 맞닿는 부위에 생기는 체부백선, 두피에 생기는 두부백선까지 이 모두가 무좀의 영역에 들어간다. 이런 무좀은 주로 발무좀을 긁던 손톱이나 손가락을 통해 다른 부위로 전이되거나 곰팡이균이 살기 좋은 매개체, 예를 들어 신발이나 양말, 수건 등으로 옮아가기 때문에 전염 방지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민간요법 과신하다간 큰 탈 날 수도

못 말리는 가려움 ‘무좀’ 겨울에 잡아라

전자현미경으로 본 무좀균이 각질층에 침투한 모습.

홍박사는 “무좀이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 아닌데도 불치병이나 난치병 취급을 받는 것은 흔한 질병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발 환경을 무좀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시원하고 건조한 상태로 만들어주려는 노력이 없으면 무좀의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무좀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무좀에 대해 잘못 알려진 치료법과 민간요법. 무좀에는 실제 좋은 연고제나 약들이 많아 더 이상의 민간요법이 필요 없는데도 빙초산이나 식초를 비롯, 각종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 홍박사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들은 때로는 아주 위험할 수도 있다”며 “환자들 중에서 빙초산 등으로 피부에 심한 화상을 입고 입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올 여름 무좀의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무좀 치료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무좀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끈기 있는 치료 의지, 뽀송뽀송한 발 관리를 위한 노력만 있으면 지긋지긋한 무좀의 고통에서 영원히 해방될 수 있는 날도 그리 멀지 않다.



주간동아 373호 (p72~73)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도움말/ 듀오 클리닉 홍남수 원장(www.duo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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