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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해석 장애 ‘난독증’ 천재 취급은 곤란

언어 해석 장애 ‘난독증’ 천재 취급은 곤란

언어 해석 장애 ‘난독증’ 천재 취급은 곤란

SBS 드라마‘별을 쏘다’에 난독증 환자로 출연한 탤런트 조인성.

요즘 드라마를 보면 심각한 질병을 가진 인물이 한두 명씩은 꼭 끼여 있다. 난치성 희귀병에서 불치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 질환은 비극적 결말을 도출하기 위한 ‘최루제’ 역할을 하거나 극적 반전의 소재로 드라마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최근 방영중인 SBS 드라마 ‘별을 쏘다’의 남자 주인공 구성태(조인성 분)도 예외는 아니다. 극중 주인공은 글을 전혀 읽지 못하지만 기억력만은 천재적인 인물. 드라마는 주인공 구성태가 ‘까막눈’의 장애를 딛고 ‘슈퍼스타’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유치한 현대판 신데렐라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에도 젊은층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문제는 극중 주인공 구성태가 앓고 있는 ‘난독증’이라는 질환이 현실과 달리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난독증(dyslexia)은 지능에는 이상이 없지만 언어활동, 특히 읽는 능력에 문제가 있는 질환을 통칭한다. 하지만 난독증 환자라고 해서 글(문자)을 ‘전혀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난독(亂讀)’이라는 말과 이 질환의 학술적 원명인 그리스어 ‘dys(불충분·미숙)’, ‘lexis(말·언어)’에서 보듯, 다만 글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많은 질환일 따름이다. 국내 어린이의 3~6%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며 이는 크게 학습장애의 한 종류로, 환자 개별적으로 맞춤 치료를 하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영동세브란스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는 “드라마상의 인물은 글을 배우지 못한 일자 무식꾼일 뿐 난독증 환자가 아니다. 난독증 환자는 글자를 왜곡해서 받아들여 제대로 읽지 못할 뿐 까막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너구리’를 ‘리구너’로 읽거나 ‘구리너’ 등으로 읽는 현상을 뜻한다.

그렇다면 주인공의 천재적인 암기력은 어떨까. 이 또한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 난독증 환자는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사람일 뿐 특별히 천재성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난독증=천재’라는 고정관념이 생기게 된 것은 위인들 중에 난독증 환자가 그만큼 많기 때문. 알버트 아인슈타인, 윈스턴 처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에디슨 등 역사상 위대한 천재를 비롯해 성룡, 톰 크루즈 같은 연예인이나 윌리엄 휴렛, 리처드 브랜슨과 같은 대기업가도 난독증 환자였지만 이를 훌륭히 극복해낸 케이스다. 물론 치밀한 치료과정이 뒤따랐지만.



천교수는 “난독증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뇌 피질에 이상이 생긴 뇌질환임은 분명하다’며 “최근 유전자 이상에서 원인을 찾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맞춤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2.12.26 365호 (p9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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