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4

2002.12.19

“5년 악몽 이제 청산할 때”

“너무나 많은 국민 실망 … 안정 속 개혁 이회창 후보가 적격”

  • 엄홍길/ 산악인

    입력2002-12-11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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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악몽 이제 청산할 때”
    저도 벌써 4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만, 요즘 4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오정’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사오정’은 우스갯소리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만 40대 직장인들에게는 정말 피눈물 나는 말입니다. ‘45세 정년’의 준말이기 때문입니다. IMF 이후 구조조정과 감원의 칼바람이 불면서 현실적으로 45세가 되기 전에 임원이 되지 못하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현실을 빚댄 말입니다.

    45세가 어떤 나이입니까. 어느 조직에서나 왕성한 에너지를 가지고 가장 열심히 일할 나이입니다. 가정에서는 부모님을 봉양하고, 중·고등학교에 들어갈 자녀들 뒷바라지할 나이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언론에서는 ‘40대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합니다.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 국민은 김대중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5년 동안 김대중 정부는 나름대로 노력은 했겠지만 방향을 잘못 잡았고, 매사 잘못 접근하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국민은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정부가 국민을 화나게 만드는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우리 40대에게 있어서 지난 5년은 악몽 같은 시절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IMF 해결한다면서 ‘평생직장’을 없애는 바람에 저의 친구들 사이에서도 수많은 ‘사오정’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료개혁 한다면서 의료비 부담만 가중시키고, 교육개혁 한다면서 교육 현장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각자 지지하는 후보와 당을 정해가고 있고, 결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는 나라를 위해서 이회창 후보를 찍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5년 동안 국민에게 너무 많은 실망을 주었습니다. 선거란 잘한 사람들에게 다시 신임과 기회를 주고 잘못한 사람들을 심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후보도 장점이 있는 분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노후보가 당선된다면, 그것은 민주당 정권이 연장되는 것입니다. 뚜렷한 기반 없이 독자적으로 정치를 해온 분이기 때문에 집권하면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이 정권의 중추 역할을 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재벌은 해체되어야 한다”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하자”는 주장에는 선뜻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그가 오히려 김대중 대통령보다 더 과격한 개혁론자는 아닌지 걱정됩니다.

    한나라당도 부족한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97년 선거 때 IMF를 초래한 데 대한 심판으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면, 지난 5년 동안의 공과를 볼 때 다음 5년의 국정은 한나라당에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이 민주주의고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5년 악몽 이제 청산할 때”
    저는 이회창 후보 후원 모임인 ‘창사랑’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이회창 후보는 법조계에서 존경받던 ‘대쪽 판사’였고,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을 때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총재 앞으로 경고 서한을 보낸 분이며, 문민정부 초대 감사원장 재직시 그때까지 성역으로 남아 있던 청와대와 안기부, 군수사업에도 칼을 들이댄 분입니다.

    저는 이회창 후보가 개혁을 하면서도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고, 안정 속에서 나라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 하는 변화와 개혁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와 개혁을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믿습니다. 산만 타는 제가 이후보의 후원 모임 회장직을 맡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얼마 전 TV토론에서 이회창 후보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라와 국민과 자신의 운명을 놓고 기도를 한다고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이 거역할 수 없는 대세였듯이, 이회창 후보의 집권 역시 역사의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사오정’이라는 참담한 단어가 4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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