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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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관광대국'으로 거듭난다

꽉 들어찬 문화유적 ·치안상태 양호 '매력' … 매년 1억명 이상 몰려 볼거리 만끽

  • < 윤종석 / 프라하 통신원 > yoon@volny.cz

    입력2004-10-08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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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의 인구는 1000만명을 약간 웃돈다. 그러나 매년 체코를 찾아오는 관광객 수는 체코 인구의 10배나 되는 1억명 이상이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도 부쩍 느는 추세다. 관광 대국이 즐비한 유럽에서 작은 국가인 체코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광지로서 체코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체코에서는 1989년 소위 ‘벨벳혁명‘이라 불리는 민주화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 이후 가까운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점차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구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매스미디어를 통해 접한 체코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안전한 치안 상태 등이 체코를 찾게 만드는 이유인 듯싶다.

    체코는 ‘하얀탑의 도시‘‘북쪽의 작은 로마‘‘건축 박물관‘‘유럽의 음악 학원‘등 많은 별칭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지도 정가운데, 즉 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한 체코는 예로부터 많은 이민족이 탐냈던 땅이다. 그럼에도 체코는 1,2차 세계대전을 비켜가면서 역사적 유물과 문화유산을 보존해 왔다.

    수도 프라하는 ‘유럽의 미술관‘으로 불릴 정도로 도시 전체가 문화유적으로 가득 차 있다. 대문호 괴테는 ‘보헤미아 왕관의 가장 아름다운 보석‘으로 프라하를 칭송했다. 또 고증을 통해 파괴된 건물들을 복원한 이웃나라들과 달리, 프라하에는 중세시대의 오래된 건물들이 건재하다. 돌이 깔린 길과 마차,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선 뾰족탑이 즐비한 거리를 거닐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프라하는 영화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체코를 찾는 관광객의 40% 이상은 독일인이다. 그 다음으로 폴란드, 이탈리아, 영국, 네델란드, 슬로바키아, 미국 등의 순이다. 최근에는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전체 관광객의 약 5%를 차지한다. 관광수익은 2000년에 29억 달러 정도. 이는 체코 총 수출액의 9.9%, 국내 총생산(GDP)의 5.8%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수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연간 관광객 수가 1억명 이상인 데 비해 29억 달러는 사실 미미한 금액이다. 그래서 21세기 관광 대국을 꿈꾸는 체코 정부는 여러가지 관광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체코 관광의 문제점 중 하나가 관광객의 약 80%가 프라하만 보고 간다는 점이다. 체코정부는 이를 감안해 체코 전체에 산재한 32개의 온천도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여섯 군데의 유네스코지정 문화유산을 둘러 볼수 있는 테마별 관광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상품, 예술작품 순례, 중세의 성과 궁전, 동유럽 시골 풍경, 체코의 산 등으로 특화한 관광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관광산업 육성정책 덕분인지 체코 전역에 관광표지판과 도시지도 등 편의시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관광지 쇼핑가의 영업시간도 밤 8시에서 10시로 늘어났다.

    그러나 중세 도시라는 체코의 관광 포인트는 관광산업 육성에 호재인 동시에 걸림돌로도 작용한다. 도로들이 작고 좁아 주차 장소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 씌우는 택시기사나 상인들, 인근 국가들에서 몰려오는 소매치기도 체코 정부의 골칫거리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체코가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주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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