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7

2002.01.10

섬김의 뜻과 기쁨을 가르쳐주마!

가족과 함께하는 학생봉사활동 대축제 … ‘눈 가리고 아웅’ 탈피 학부모 81.4% 만족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입력2004-11-03 1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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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김의 뜻과 기쁨을 가르쳐주마!
    대학입시에서 봉사활동 점수를 반영하기 시작한 지 벌써 6년째. 그러나 학생들의 봉사활동이 뿌리를 내리기는커녕 점점 더 점수 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1년 5월 서울시의회 김종구 운영위원장이 중고생 5113명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 실태조사에서도 ‘눈 가리고 아웅’식 봉사의 참담한 현실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68%가 확인서 기재 시간과 실제 봉사시간에 차이가 있다고 답한 것. 그 가운데 59.2%는 ‘실제 봉사시간보다 더 늘려 확인서를 받았다’고 했고 19.2%는 아예 ‘봉사하지 않고 확인서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 내용은 지난해 6월 ‘학생봉사활동교육연구회’(회장 이상진)가 주최한 ‘대학입시 전형에서 봉사활동 실적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토론회 때 발표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대로라면 인성교육을 위해 마련된 봉사활동이 오히려 인성을 망가뜨리는 역할밖에 하지 않는다는 반성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학부모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각 지역별 학생봉사활동교육연구회 소속 학부모들이 직접 학생들을 인솔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섬김의 뜻과 기쁨을 가르쳐주마!
    “학생봉사활동은 교육의 일환이다. 방치해서는 곤란하고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어른들이 지도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교사는 학생들이 받아온 해당 기관의 확인서에 따라 점수를 주는 역할에 그쳤다. 이제부터 교사와 학부모가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2001년 1월 이 연구회를 발족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것이 학부모의 역할이었다”(이상진·대영고 교장). 각 학교별로 결성된 연구회 내 학부모지도봉사단은 서울시에만 이미 300여 군데에 이른다.



    학부모의 인솔과 지도로 봉사의 질은 확실히 높아졌다. 시간 때우기나 늘리기는 절대 통하지 않고, 봉사 대상기관을 정할 때부터 함께 의논하고 구체적인 활동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사전준비도 치밀해졌다.

    이상진 교장이 중심이 돼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학생봉사활동교육연구회가 1년도 채 안 되어 전국적인 조직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 사회가 이미 봉사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구회측이 20개 중·고등학교의 학부모봉사단 참여자들에게 봉사활동의 효과를 물은 결과, 자녀 교육 차원에서 대단히 만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던 것.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자녀의 인간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향상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81.4%나 되었고, 직업이나 진로결정에 도움을 받았다는 부모도 47%에 달했다.

    연구회는 겨울방학을 맞아 ‘제1회 가족과 함께하는 학생봉사활동 대축제’를 연다. 이 행사는 그동안 봉사활동의 걸림돌인 프로그램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족 단위로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실행과정을 알림으로써 자연스럽게 봉사활동 정보를 공유한다.

    이 밖에도 연구회는 교사들이 직접 현장을 다니며 봉사거리를 찾는 교사연수를 실시했고, 내년 2월 학부모 연수도 준비중이다. 자원봉사란 ‘스스로 원해서 받들고 섬긴다’는 의미다. 섬길 대상을 잘 찾아내는 것도 자원봉사자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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