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9

2001.11.15

“시민운동에 새 활력 책임 … 어깨 무겁네요”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4-11-22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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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운동에 새 활력 책임 … 어깨 무겁네요”
    담배는 안 피우고 주량은 소주 반 병. 생활신조는 화이부동(和而不同). 지난 10월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의 제5대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신철영(51) 부천 경실련 대표의 소탈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생활 스타일이다. 신대표는 10월29일 최고의결기구인 상임집행위원회(이하 상집위) 표결에서 출석 47명에 27표를 얻어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공식인준은 11월10일 열린 전국 대의원회를 통해 받게 되지만 그간의 관례에 비추어 인준받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노사정위원회 상무위원이기도 한 신총장 내정자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공동의장과 민중당 노동위원장을 거친 다소 진보적 성향의 노동운동가 출신. 99년부터 부천 경실련을 이끌어 왔으며 지난 3월부터 상임집행위원회 부위원장도 맡아왔다.

    “경실련에는 양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함께 모여 있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가끔 경실련이 내부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힘이 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중도좌우 세력의 결합’이라는 성격이야말로 경실련의 생명력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경실련의 정체성에 대한 그간의 논의에 종지부를 찍고 발전적으로 승화시키겠다는 각오다.

    신대표의 내정에 대해 경실련 안팎의 중론은 ‘될 사람이 되었다’는 것. 94년부터 경실련에 참가한 신대표는 97년 당시 ‘김현철 비디오 테이프 파문’으로 사퇴한 유재현 총장의 뒤를 이어 사무총장대행으로 경실련을 이끌었고, 99년에도 사무총장 후보로 입후보한 바 있어 ‘경실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경실련이 시민운동 진영의 ‘맏형’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로 신대표는 상집위와 사무국의 원활한 조화를 꼽았다. “상집위가 경실련의 머리라면 실무 부서인 사무국은 팔다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특히 국가개혁에 대해 좀더 정교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상집위원과 정책위원 등 전문가들의 몫이 중요하지만, 그 개혁의제를 시민운동으로 조직하는 일은 역시 상근 실무자들의 몫일 것입니다.” 추진력과 활기 넘치는 사무국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신대표의 말이다.



    특히 이석연 현 사무총장의 일련의 발언으로 다소 민감해진 다른 시민단체와의 연대문제에 대해 신대표는 “적극적인 연대는 꾸준히 추진할 것이며 이를 위해 이견을 조정하고 차이를 좁히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거과정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신대표는 “연대를 위해 경실련의 원칙을 훼손하거나 ‘연대를 위한 연대’를 하는 것은 지양하겠다”는 점 역시 분명히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의 활동 이후 시민운동 진영 전체가 다소 침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경실련의 사령탑을 맡게 된 신대표가 침체된 분위기를 극복할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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