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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도 “F-15는 한물간 전투기”

하원의원 56명 서명 서한 단독 입수 … 국방장관에게 ‘차세대 F-22 생산 결정’ 촉구

  • < 김 당 기자 > dangk@donga.com

美 의회도 “F-15는 한물간 전투기”

美 의회도 “F-15는 한물간 전투기”
4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큰 후보 기종인 미국 보잉사의 F-15 전투기가 미국 본토에서도 대체가 시급한 ‘한물간 단종 기종’임이 최근 ‘주간동아’가 입수한 미국 의회 서한에 의해 확인되었다. 10월로 예정된 FX사업의 기종 선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로비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4개 후보 기종의 하나인 F-15에 대해서는 그동안 “미국이 만만한 한국에 한물간 전투기를 떠넘기려 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그런 의혹이 미 의회 서한에 의해 확인됨으로써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 3월2일 미국 하원의원 56명이 서명해 럼스펠드 국방장관에게 보낸 이 서한(제목:F-22의 초도생산을 촉구하는 의회 서한)은 전임 클린턴 행정부의 빌 코헨 국장장관 시절부터 추진해 온 미 공군의 차세대 전략 전투기 F-22(2005년 배치 예정)의 Low Rate Initial Production(LRIP), 즉 소량 초도(初度)생산의 결정을 촉구하는 서한이다. F-22는 지난 76년부터 미 공군에 처음 배치된 F-15의 대체 기종이고, 초도생산은 전면 대량 생산의 전 단계를 뜻한다. 미 의원 56명이 “잠재적 적국의 신무기 위협 아래 놓인 낡아빠진(rapidly aging) F-15를 대체해 미 공군의 완벽한 우위를 보장해 줄 F-22의 초도생산 결정을 더 이상 지연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 이 서한의 주요 대목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우리 공군이 현재 보유한 최상급 전투기인 F-15는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해 왔으나 이제 급속히 노후화하고(rapidly aging) 있습니다. 2005년에 F-22를 도입한다 해도, 그때 F-15의 나이는 30세가 되어갑니다. F-15는 오늘날 미국의 잠재적 적국(potential foes) 사이에서 확산되는 첨단 지대공·공대공 미사일 시스템의 위협 아래 놓여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날 각국이 개발해 내는 최신 전투기들은 가까운 장래에(in the near future) 저 고색창연한 (venerable) F-15의 성능을 능가할(outperform) 것입니다. F-22는 우리의 전투력 확충과 미래전에서의 승리에 없어서는 안 될 결정적 자산입니다.”

이와 같은 대목은 △수호이 35(러시아) △라팔(프랑스) △유러파이터 타이푼(유럽 4국 공동) 같은 한국의 FX사업에서 경쟁하는 최신 전투기들이 사실상 F-15의 성능을 능가함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서한은 또 F-22는 F-16 전폭기의 대체 기종으로 현재 보잉사에서도 두 대의 시제기를 제작한 최첨단 전투폭격기인 조인트 스트라이크 파이터(Joint Strike Fighter)와 상호보완 기능을 갖는다고 전제하고 “F-22는 스텔스, 전방위성 그리고 집적된 항공전자공학 같은--F-15는 그 중 어느 것도 보유하지 못한-- 기능들과 결합해 공중을 제압할 것이다”고 주장하였다.

F-15에 대한 미 의원들의 이 같은 평가는 지난 6월 ‘월간중앙’이 공개한 미 랜드연구소 ‘회색 위협’ 보고서의 FX사업 경쟁 기종에 대한 공중전 시뮬레이션 평가 결과와도 일치한다. 러시아 수호이-35를 가상적기로 설정하고 미국과 유럽이 개발한 7개 기종의 전투기들과 컴퓨터로 공중전 모의실험한 결과 FX사업 관련 기종만 보면 F-22>유러파이터(EF-2000)>라팔>F-15C 순서로 점수가 높았다. 이 가운데 F-15C 기종만 유효점수 0.5 미만으로 적기와 맞붙었을 때 승률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6년에 설계하고 88년부터 생산한 F-15는 이번에 한국이 구매하지 않으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보잉사 본사의 F-15 생산라인을 중단해야만 하는 처지다. 이에 대해 보잉측 관계자는 “F-15C모델은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지만 한국에 제안한 F-15K의 기본 모델인 F-15E형은 내년에도 10대가 생산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영자문기관인 틸 그룹은 지난해 3월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보잉이 한국의 FX사업을 수주하지 못한다면, F-15 기종의 생산 중단 및 감축으로 현재의 전 세계 전투기 시장 점유율 40%가 2009년에는 16%대로 떨어질 것이다”고 예측한 바 있다.

현재 보잉사의 방위산업 고용인력은 미주리주, 남캘리포니아, 필라델피아, 애리조나, 시애틀 등지에 총 4만5300명에 이른다. 미국의 상·하 양원 의원과 국방·국무 장관 그리고 대통령까지 나서 ‘한물간’ 전투기를 기를 쓰고 한국에 팔아 넘기려고 구매압력을 넣는 데는 이런 사정이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미국의 구매압력 속에서 ‘20세기 마지막 기종’과 ‘21세기 첫 기종’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주간동아 2001.09.20 302호 (p26~26)

< 김 당 기자 > da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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