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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의 恨 풀어주는 ‘기적의 손’

이산의 恨 풀어주는 ‘기적의 손’

이산의 恨 풀어주는 ‘기적의 손’
수월 언니 맞아요?” “니가 복순이냐!” 지난 6월1일 서울 남부경찰서 민원실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한 자매의 눈물겨운 해후가 있었다. 이 자매는 피난길에 헤어진 후 서로를 찾지 못하다 이 경찰서 민원실 홍지숙 경장(35)의 도움으로 50년 생이별의 한을 풀었다. 경찰이 지난해 8월 남북이산가족 방문에 자극받아 남남 이산가족 찾기(헤어진 가족 찾기) 캠페인을 벌인 후 꼭 2000번째 만남이었다. 홍경장은 이 자매를 만나게 하기 위해 전산망 조회에 나타난 80여 명의 동명이인을 추적했다. 주소지 구·군청, 관할 파출소, 이장들에게 수소문한 지 50일 만에 결국 자매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2000번째 만남을 제가 성사시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2000번째의 만남을 실현시킨 주인공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캠페인 시작 후 그녀가 성사시킨 만남 건수만 73건. 전국 각 경찰서 헤어진 가족 찾기 담당자 중 최고의 실적을 낸 것이다.

“유독 우리 경찰서로만 많은 이산가족들이 몰리네요. 그래도 이 일이 내 천직인 것 같고 만남이 성사될 때마다 무한한 보람을 느낍니다.” 올 들어 홍경장이 추적을 포기하지 않고 일을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산가족이 그녀에게 몰려들기 시작했다. 홍경장이 맡은 일만 무려 173건. 그 중에는 가족이 북한에 있는 사람도 있었고, 이미 죽거나, 가족에게 말하지 못할 사연을 담은 사람도 많았다.

그녀는 그래도 지금은 편해진 거란다. 지난해 10월 이전까지는 경찰 전산망이 완성이 안 되어 주소지 확인도 수작업으로 했다는 것.

“애칭만 알고 이름을 정확히 모르거나 호적을 바꾼 경우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만남은 그 자체가 기적이라고 봐야죠.” 그래서일까. 만나는 사람만 보면 그 행운이 자기 것 같다는 게 그녀의 소박한 후일담이다.



주간동아 2001.06.14 288호 (p92~92)

  • < 최영철 기자 > ft 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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