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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비자 발급 첫 관문 … ‘신체검사 정보’ 챙겨라

심사 까다로워 숙지 필요… 전염성 질환은 치료 후 신청, 어린이는 예방접종 증명서 필수

  • < 이소정/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소 가정의학 전문의 >

비자 발급 첫 관문 … ‘신체검사 정보’ 챙겨라

비자 발급 첫 관문 … ‘신체검사 정보’ 챙겨라
해외유학이나 이민을 생각하고 각국의 대사관을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해당국가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Visa:입국사증)를 얻어야 하는데, 우리 나라는 대다수 국가와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하고 있어 3개월 이내 단기 체류에 대해서는 이를 면제받는다.

그러나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어학연수나 유학-이민에 대해서는 지원자의 재산증명서(납세필증-은행잔고증명서 등), 체류 목적에 관한 계획서, 건강진단서 등을 반드시 요구한다. 특히 이민과 어학연수 수요가 많은 영-미권 국가일수록 건강진단서의 심사기준이 까다로워 비자 발급을 거절하거나, 자칫 신체검사를 정한 기일 내에 받지 못해 비자 발급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각국 대사관이 요구하는, 비자 발급을 위한 신체검사의 구체적인 절차와 준비사항을 미리 알아본다.

검사항목 따라 4, 5일 정도 걸려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중국-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 등은 신체검사를 위해 특정 병원을 지정하거나, 일정 규모의 종합병원에서 발급한 건강진단서만 인정한다. 따라서 미리 대사관에 문의하여 자신의 거주지 가까운 곳에 기준에 맞는 병원이 있는지 찾아두도록 한다(참고로 캐나다의 경우 전국에 단 4곳만을 지정병원으로 하고 있는데, 서울에 3개, 부산에 1개 병원이 있어 기타 지역 거주자들은 이를 감안해 비자 발급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개 이런 지정병원들은 예약 검진을 해주므로 신체검사시 필요한 서류(사진, 여권, 예방접종 증명서, 대사관에서 발급한 관련서류 등)를 잘 준비해야 2, 3번 병원을 찾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공통적으로는 여권과 여권용 사진이 필요하며, 어린이의 경우 예방접종 기록과 육아수첩(분실한 경우 아이가 예방접종을 받은 의료기관에서 재발급 가능)을 준비한다. 시력이 나빠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교정시력 측정을 위해 평소 자신이 쓰는 안경과 렌즈를 모두 갖고 병원에 가야 한다.



검사항목(‘표’ 참조)은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하는 신체검사와 같이 혈액검사 및 소변검사, 방사선검사를 포함한다. 그러나 나이에 따른 신체검사 항목이 서로 달라 대개 15세 미만 지원자는 간단한 진찰과 예방접종 유무만 확인하면 되지만 15세 이상은 이외에도 간염-성병-결핵 등 전염성 질환의 감염 여부가 검사항목에 포함된다. 가임 여성은 검사를 받기 전 임신 여부를 미리 병원에 알려야 검사나 예방접종의 위해에서 태아를 보호할 수 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검사 전날엔 음주나 과로를 피하도록 한다.

신체검사를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은 각국이 요구하는 검사항목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평균 4, 5일 가량 걸린다. 각종 검사결과가 나온 뒤 최종적으로 담당의에게서 병력 청취 및 진찰을 받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각국이 요구하는 전염병 예방접종을 받는다. 이후 영문으로 작성한 검진 결과를 봉해 검진자 본인에게 주거나, 대사관에 직접 보내므로 검진 당사자는 검사결과를 전혀 볼 수 없다.

신체검사 비용은 연령과 이주하려 하는 국가에 따라 조금씩 다르며, 각 대사관이 고시한 가격을 따르는데 대략 4만~12만원이다.

영-미권의 일부 국가는 폐결핵-성병-에이즈 등 감염성 질환뿐 아니라 현재 앓고 있는 내과적 질병이나 수술 병력, 신체적 불구, 정신 지체 등에 대한 자세한 평가와 향후 진전 가능성에 대한 의사 소견을 요구하므로 해당 전문의의 진단서를 별도로 받아둬야 한다.

특히 우리 나라에는 폐결핵 병력자가 흔하다 보니 50대 이상 지원자뿐 아니라 의외로 젊은 층에서까지 ‘과거에 폐결핵을 앓았더라도 지금은 치료된 상태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사관에서는 엄격한 판정을 요구하므로 과거에 촬영한 흉부 방사선 사진의 판독과 객담검사를 추가해야 할 경우가 많다. 이때 만일 재검요구를 받게 되면 수개월의 기간이 더 걸린다.

활동성 폐결핵이나 성병-간염 등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당연히 치료를 끝내거나 지정한 치료기간 중 전염성의 소실을 증명해야 한다.

각 국 대사관의 방침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전염성 질환에 대해서는 비교적 엄격한 반면 기타 내과적 질환에 대해서는 전염성이 없고, 학업과 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전문의의 소견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다. 에이즈나 정신 질환, 약물 남용 역시 외국에서는 흔하고 중요한 사회적 문제여서 반드시 평가하는 검사항목.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서는 이민이나 유학 지원자 중 해당자가 거의 없어 별 문제가 되지는 않고 있다.

외국에 가면 진료 절차나 비싼 진료비 때문에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간단한 질환(특히 치과 진료)이라도 국내에서 미리 치료받는 것이 좋고, 자신의 병력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구비하는 게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길이다.

나름의 소망을 갖고 떠난 낯선 이국 땅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건강한 신체가 뒷받침되어야 함은 당연지사. 평소 자신의 건강관리에 세심한 관심을 쏟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간동아 2001.05.31 286호 (p84~85)

< 이소정/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소 가정의학 전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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