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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어라 마셔라! 그럼 당신의 간은…

송년모임 잦은 때 알코올성 간질환 요주의… ‘폭탄주’ 등 섞어 마시면 위험

부어라 마셔라! 그럼 당신의 간은…

부어라 마셔라! 그럼 당신의 간은…
송년회의 계절이 왔다.

연이은 송년모임에 똑같이 참석하고도 이튿날 무거운 머리와 쓰린 속을 부여잡고 간신히 버티는 자신의 옆자리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혈색 좋게 일하는 동료가 은근히 얄미운 12월. “술은 마실수록 는다”는 진부한 조언(?)을 비법인 양 속삭이며 잦은 술자리로 이끄는 동료를 무심코 따라나섰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술이 세다는 건 강한 알코올 분해력을 타고났다는 의미. 그러나 누구든 술을 장기간 많이 마시면 알코올성 간질환 발생 빈도는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 선천적으로 술에 약한 사람들에게 과음은 금물이다.

주당들의 비책, 믿을 만한가

부어라 마셔라! 그럼 당신의 간은…
과음과 폭음의 위험을 조금이나마 아는, 이른바 ‘주당’들은 저마다 ‘비책’을 갖고 술자리에 임한다. 특히 좋은 안주를 고집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사실 안주를 통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면 그만큼 음주로 인한 간 손상은 물론 심장 및 신경계질환, 빈혈 등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단백질 결핍시 알코올성 간질환이 잘 생기므로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를 많이 먹을 필요가 있다. 또 각종 비타민류(특히 비타민B1, 엽산, 비타민A 등)가 풍부한 콩과 두부, 견과류(땅콩, 호두), 해산물, 우유, 녹황색 채소, 과일 등이 안주로 적합하다.

하지만 아무리 안주가 좋더라도 술로 인한 간 손상을 근본적으로 피하긴 어렵다. 때문에 안주가 갖는 영양학적 가치에 관심을 갖되 이를 과신해선 안된다.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은 알코올 섭취량에 달려 있는 만큼 주종보다는 주량과 술자리 횟수가 더 중요한 척도다.

잘 알려진 다른 비방은 음주 직전 우유나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 이는 좋은 음주습관이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위벽을 상하기 쉽고 알코올 분해효소가 채 작용하기도 전에 술이 체내로 흡수돼 간에 큰 부담을 준다. 애주가들은 자극성 없는 음식을 먹은 뒤 ‘전투’(?)에 임하는 게 좋다.

음주 전 흔히 복용하는 숙취예방용 드링크류의 효과에 대해서도 주당들 간에 논란이 많은데, 이들 음료엔 비타민 등 영양소가 일부 함유돼 있어 숙취해소에 약간의 도움이 될진 모르지만 CF에 보이는 만큼의 ‘탁월한’ 효과는 없다. 과신은 과음만 부를 뿐이다.

분위기 들뜬 송년회라고 해서 ‘폭탄주’다, ‘회오리주’다 하며 섞어 마시는 술은 지극히 위험하다. 다른 종류의 술이 섞이면서 그 속에 포함된 불순물들이 서로 반응해 중추신경계를 교란하고 위벽에 달라붙어 취기를 더 오래 유지하기 때문.

사실 폭탄주는 농도가 20∼25도일 때 알코올이 위와 소장에 가장 잘 흡수된다는 걸 계산이나 한 듯, 꽤 과학적(?)이다. 알코올 농도 40도의 위스키를 4.5도의 맥주에 혼합해 20도 정도로 희석시키면 술맛은 훨씬 부드러워진다. 이 때문에 마시는 부담이 적어져 연속으로 잔을 돌려가며 단숨에 들이키게 되는데, 이는 빠르고 과다한 알코올 섭취로 이어져 간에 정해진 분해력을 넘는 알코올을 한꺼번에 들여보내 많은 부담을 준다.

또 일부 애주가나 여성들 사이에서 맥주 등 도수 낮은 술을 마시면서 각자 원하는 취기에 도달하기 위해 도수 높은 술보다 더 많은 양을 마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이때는 포만감을 느껴 상대적으로 간 손상이 올 가능성은 조금 적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많이 마시면 결과는 마찬가지다.

술에 강한 사람이라도 간을 손상시키는 주량의 한계는 일정하다.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는 알코올 섭취량은 하루 30∼50g. 간을 보호하려면 하루 50g 이하의 알코올 섭취가 적당하다. 30g의 알코올은 주종에 관계없이 대개 3잔 정도. 참고로 소주 1병, 맥주 4병(2ℓ), 위스키 반병(200cc)이 80g에 해당한다. 권장량보다 적게 마신다 하더라도 최소한 일주일에 이틀은 금주하는 것이 좋다.

흡연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도 알코올 해독에 필요한 간의 산소 요구량을 줄여 간 부담을 그만큼 가중시킨다.

숙취 해소에 왕도는 없다

숙취해소를 위해선 빠른 시간 내에 알코올을 분해해야 한다. 술을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코올 분해효소인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의 활성도가 떨어져 있다. 따라서 음주시 쉽게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들이 이런 신체경고를 무시하고 술을 계속 마시면 간이 나빠질 확률이 훨씬 높다.

결과적으로, 숙취를 줄이려면 안주를 많이 먹고 즐겁게 대화하며 여유있게 술을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술 마신 다음날은 충분한 수분 섭취로 체내에 남은 알코올 성분이 빨리 배출되도록 한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거나 커피, 탄산음료 등을 마셔봤자 오히려 탈수현상과 위산분비를 촉진해 탈진에 이르거나 속을 더 쓰리게 하므로 숙취해소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숙취엔 뜨끈한 콩나물국이나 조개국 북어국 귤 딸기 오이 수박 같이 수분이 많은 먹거리와 유자-인삼-칡-솔잎차 등을 권할 만하다.

간질환은 지난해 한국인 사망질환 순위 중 5위. 과다한 음주가 가장 큰 간질환 발병원인임을 잊지 않는 송년회를 갖자.



주간동아 2000.12.14 263호 (p7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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