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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통일부 키워야 통일이 보인다

하나원, 탈북자 교육 ‘하나마나’

퇴소자 취업률 32% 불과… 정착지원 기능 말뿐, 일시적 수용소 기능 머물러

  • 김 당 기자 dagnk@donga.com

하나원, 탈북자 교육 ‘하나마나’

하나원, 탈북자 교육 ‘하나마나’
남북 당국이 합의한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위한 생사확인 명단 교환 일정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던 지난 10월. 국가정보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 속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경기도 안성에 소재한 하나원의 정식 명칭은 ‘북한 이탈 주민 정착지원사무소’다. 통일부 소속기관 중에서 유일한 지방조직이자 직원이라야 고작 26명(일반직 14, 기능직 12)밖에 안 되는 미니조직이며 4급 직원이 원장이다. 통일부 직원들에게 이곳으로 발령나는 것은 ‘시베리아 유배’로 통한다. 서울에서 출퇴근하기도 힘들지만 탈북자들과 함께 ‘감옥 아닌 감옥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럴진대 피교육생의 처지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나원이 개원한 것은 99년 7월8일. 최근 국가정보원과 갈등을 빚은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같은 ‘특별관리 대상자’를 제외하고는 한국에 온 모든 ‘북한 이탈 주민’은 관계기관 합동심문 과정을 거쳐 하나원에 입소하고 있다. 2000년 11월 현재 7개 기수 199명이 교육을 이수하고 퇴소했으며 8기생 49명이 교육과정에 있다. 앞으로 북한 이탈 주민이 많아질수록 탈북자들은 ‘하나원 몇기 출신’인지를 따지게 될지도 모른다.

통일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8기생을 포함한 248명의 성별 분포는 남자가 155명(63%)으로 여자(93명)보다 훨씬 더 많다. 연령별로는 △20~30대 청년층 147명(58.9%) △40~50대 장년층 50명(20.2%) △20대 미만 44명(17.7%) △60대 이상 8명(3.2%)의 순서로 분포돼 있다. 이들이 북한에 있을 때의 직업별 분포는 △벌목공-노동자-농장원 124명(50%) △상사원-외교관-지도원 36명(14.5%) △공무원-교사 5명(2%) △군인 5명(2%) △기타(학생-무직 등) 78명(31.5%) 등이다.

문제는 탈북자 정착지원을 위한 하나원 교육과정을 마친 이들의 취업률이 북한에서의 취업률에 절반을 밑돈다는 사실이다. 통일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하나원 입소자 248명의 68.5%가 북한에서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원 퇴소자 199명의 취업률(취업, 직업훈련, 자영업, 기타 포함)은 32.1%밖에 안 된다. 이러한 낮은 취업률은 공교롭게도 분단 이후 탈북 입국자 전원(1064명)의 취업률 34%와 거의 일치한다. 이는 하나원이 탈북자의 취업을 통한 실질적인 정착지원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정은 IMF 사태 이후의 경제난과 탈북자 취업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대학 졸업자들도 극심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 물정에 어두운 이들을 받아들일 기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정부가 산하기관이나 기업체에 탈북자들의 취업을 의뢰하면 거의 받아들였는데 지금은 취업 추천이나 알선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하나원 ‘졸업생’들의 낮은 취업률은 하나원 교육프로그램 자체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원 교육프로그램을 보면, 입소자들이 퇴소할 때까지 이수하는 기수당 교육시간(520시간)에서 ‘진로지도 및 기초직업훈련’에 할당된 시간은 140시간(26.9%)에 지나지 않는다. 또 이마저도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훈련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140시간 중에서 기초직업훈련 시간은 60시간인데 교육내용은 남자의 경우 운전교육, 여자의 경우 요리-봉제교육이 전부다. 그 밖에 일상생활 기능실습 과정으로 전산교육이 30시간 있는 정도다. 탈북자들이 하나원에서 받는 직업훈련은 남자는 운전, 여자는 요리-봉제를 익히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업훈련의 취약성은 예산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하나원 전체 예산에서 시설운영비는 87%인 반면 직업훈련 및 사회 적응교육 예산은 13%에 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원이 설립 취지인 탈북자들의 실질적인 정착지원 기능보다는 일시적인 수용소 기능에 머물고 있음을 의미한다. 장성민 의원(통일외교통상위·민주당)은 “지금처럼 ‘하나마나한 하나원’이 아닌 실질적인 정착지원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장훈련 등 취업에 대비한 직업훈련을 더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 및 인원의 증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간동아 2000.12.14 263호 (p16~16)

김 당 기자 dagn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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