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9

2000.11.16

환상적인 비주얼 관객 입맛에 ‘딱’

  • 입력2005-05-27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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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올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단적비연수’가 11일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영화는 ‘쉬리’의 신화를 탄생시킨 강제규필름의 새해 첫 작품이라는 점, 45억원의 제작비 투입, 드물게 제작 단계에서 해외배급이 확정된 작품이라는 점 등에서 일찌감치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무엇보다 최진실 이미숙 김석훈 설경구 김윤진 등 최고 스타들을 한 영화에서 만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은행나무침대2’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영화는 ‘은행나무침대’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더 앞선 전생을 다루고 있다. 궁중악사 종문과 미단공주, 황장군, 현세의 선영 등 네 인물의 전생을 만들어내고 전생에 네 사람이 어떻게 만나고 사랑했는지를 그려간다. ‘전생의 인연’이라는 모티브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서사구조에 첨단 테크놀로지를 더한 새로운 팬터지 멜로로 기대를 모은 영화는 역시 환상적인 액션과 장대한 스케일로 감탄을 자아낸다.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야욕, 증오, 사랑, 우정이 박진감있게 펼쳐지고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독특한 동양적 비주얼은 다른 영화에서 익히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펼쳐놓다보니 이야기의 가닥을 잡기가 쉽지 않고, 이전 작품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배우들의 연기에서는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비극적인 구도에 비해 감정이입 효과는 부족한 편.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불평이 나올 만도 하지만, 철저하게 일반 관객의 입맛에 맞춘 재미있는 오락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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