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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매춘’ 단죄 칼 빼든 프랑스

태국서 11세 소녀와 관계 회사원 징역 7년 선고…해외 ‘섹스관광’까지 법적 제재로 경종

‘아동매춘’ 단죄 칼 빼든 프랑스

‘아동매춘’ 단죄 칼 빼든 프랑스
파리 중범죄 재판소는 지난 10월20일 태국에서 미성년자와의 매춘으로 기소된 파리교통공사 소속의 48세 독신 회사원에게 징역 7년형과 벌금 750만원을 선고했다. 이는 프랑스 사법부가 외국에서 섹스관광을 한 자국인에게 처음으로 법적 처벌을 내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각지에서는 현재 섹스관광과 미성년자 성추행을 대상으로 하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미성년자 성추행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6년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상업적 목적을 위한 아동의 성적 착취에 반대하는 제1회 국제회의’ 이후 외국, 특히 아시아 섹스관광국들에서 유럽인들의 미성년 매매춘 행위를 제재하기 위한 수단들이 구체화되었다. 코펜하겐 대회를 조직했던 ‘아시아 관광에서 아동매춘 금지를 위한 국제 모임’(ECPAT)이 섹스관광을 근절시킬 법안과 섹스관광 관련 국가들과의 국제적 형사공조 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럽 각국 정부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오럴 섹스’ 캠코더 촬영 후 보관

아동 매매춘 금지를 규정한 프랑스 형법은 이미 1994년에 일부 조항을 개정해 ‘자국인이 자국 영토 밖에서 저지른 범죄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98년 6월에 만들어진 새로운 성범죄 관련 법률은 ‘해외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프랑스인에게 비록 성범죄가 발생한 나라의 법률에 따라 처벌받지 않더라도, 성범죄 피해자의 고소고발이나 피해자 국가의 공식적 항의가 없더라도 법적 제재를 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10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프랑스인 암농 세무이 사건은 프랑스에서 해외 섹스관광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94년 태국에서 소개받은 11세 소녀에게 3000원 가량을 쥐어주며 오럴섹스를 강요했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장면을 스위스인 친구를 통해 캠코더로 촬영하도록 했다. 그의 여권에서는 93년 태국 파타야 여행 이후 해마다 섹스관광으로 의심되는 동남아 국가의 여행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파타야에서 만난 스위스인 친구와 함께 자주 섹스관광을 했으며, 11세 소녀와의 오럴섹스 장면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는 이 스위스인 친구가 소지해왔다. 그런데 이 스위스인이 상습적 아동 성추행 혐의로 스위스 사법당국에 체포되면서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가 발견돼 프랑스 사법당국에 건네졌고 암농 세무이는 즉각 체포됐다.



가해자의 체포 이후 피해자인 11세 태국 소녀는 현지 경찰에 발견돼 유엔 아동기금(UNICEF) 산하 아동 매매춘 금지 그룹의 보호 아래 넘겨졌다. 체포 직후 구속돼 8개월간 정신 상담가의 상담을 받은 암농 세무이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가 직업 매춘부인 줄 알았으며, 어쨌든 본인의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자의 동심에 씻을수 없는 상처를 준것에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동보호를 위한 시민단체들이 방청석을 가득 메운 채 열린 선고공판에서 검사는 징역 10년을 구형했고, 변호사는 죄과를 뉘우치는 가해자에게 5년형의 선처를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7년 징역형과 동시에 벌금 750만원을 선고했다. 이 벌금은 피해자의 미래를 위해 사용되도록 후견단체인 유니세프에 기증되며, 피해자는 그동안의 정신적 고통을 추스른 채 정상적인 학교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암농 세무이의 재판 직후 프랑스 언론들과 아동보호를 위한 수많은 시민단체들은 이 사건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섹스관광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국은 아동 매매춘이나 섹스관광 규제를 위한 다양한 토론 프로그램이나 동남아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섹스관광의 실태들, 성인 매춘이 합법화된 나라에서 성인 직업 매춘부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아동매춘의 실상 등을 반영하고 있다. 유니세프의 한 관계자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200만명의 아동들이 매춘에 종사하고 있고 이중 40만명이 태국 아동들이며 매년 태국을 찾는 1600만명의 관광객 중 70%가 섹스관광 목적의 남성 관광객으로 추산된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아동매춘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비디오 테이프 같은 증거가 필요하며 따라서 태국을 비롯, 동남아 섹스관광국들의 시민단체들이 아동 매춘 근절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이미 아동매춘 근절을 위한 전쟁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사법부의 알프레도 오르마니 검사는 올해 들어 러시아에서 미성년자 매춘이나 성추행을 한 660명을 포함해 상습적으로 아동 성추행을 일삼았던 1491명의 명단과 사진을 10월말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이들에 대해 체포명령을 내렸다. 이들 중 상당수는 현재 러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체포기간도 무제한으로 정해졌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에서 모두 공개수배된 셈인 이들이 전원 체포돼 재판을 받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아동 성추행범들에 대한 사회적인 고발 자체가 향후 관련 범법자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인터넷에 가짜 아동매춘 사이트를 설치한 뒤 이 사이트에 접속한 1032명 가운데 아동매춘이 불법이라는 경고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료를 전송받거나 미성년자들에게 노골적인 성행위를 제안한 사람들, 미성년자 강간, 고문 내용이 포함된 비디오나 CD를 주문한 사람들까지 조사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10월말에 인터넷의 대화방에서 만난 성인에게 실제공간에서 성폭력이나 성추행을 당한 미성년자들의 부모들이 모임을 결성해 인터넷의 불법적인 아동매춘 관련 사이트를 폐쇄하고 합법적인 성인 사이트에는 아동 매춘과 성추행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띄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10월24일 베를린에서 열린 G8(선진 7개국과 러시아)의 인터넷 정보 안전망 전문가 회의에서는 사이버 범죄 근절 대책을 논의하면서 산업 스파이 활동과 인터넷상의 신용카드 관련 범죄, 각국의 극우파 사이트와 테러리즘 관련 사이트 문제에 덧붙여 아동매춘 관련 사이트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 회의에서 각국의 참가자들은 아동매춘을 비롯해 사이버 범죄 근절을 위한 각국의 정보교환과 형사 공조 체제를 보다 강화할 것을 결의했다.

최근 유럽 국가들의 섹스관광과의 전쟁 움직임이나 G8 인터넷 전문가들의 결의 등으로 인해 앞으로 미성년자와의 매춘이나 아동에 대한 성폭력을 일삼는 이들은 갈수록 설 땅이 좁아질 것 같다. 특히 자국 내에서든 해외에서든, 피해자의 고소 고발이 있든 없든, 그리고 매춘이 합법화된 나라에서의 매춘일지라도 아동 매춘이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유럽인들은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어렵게 됐다.



주간동아 2000.11.16 259호 (p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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