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1

2000.09.14

‘소리바다’ 사이트의 엄청난 비밀을 아시나요

  • 입력2005-06-20 10:4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소리바다’로 ‘mp3파일’ 주고받는 건 웬만한 네티즌이라면 다 안다. 그런데 소리바다엔 또 다른 ‘비밀’이 감춰져 있다.

    소리바다가 서비스를 시작한 바로 그날, 필자는 이 사이트에서 엄청나게 큰 ‘구멍’을 발견할 수 있었다. ‘mp3파일’뿐만 아니라 전혀 질적으로 다른 파일들, 예를 들어 그림 텍스트 심지어 동영상파일까지 서로 교환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A’라는 동영상파일이 있다고 치자. 그 파일이름의 끝에 붙는 ‘확장자’만 ‘.mp3’로 바꾸면 된다. 파일을 주고받는 과정은 똑같다. 그러면 내용은 전혀 손상되지 않은 채 소리바다의 ‘전송 시스템’을 타고 어디든지 전달되는 것이다.

    이 은밀한 서비스의 두번째 유혹은 아무리 덩치가 큰 파일이라도 용량제한 없이 보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어떤 네티즌은 2시간짜리 영화 한편이 담긴 파일을 소리바다를 통해 공짜로 받아 보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600MB의 용량이 필요한데 그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소리바다에선 1기가(1000MB)짜리 파일은 물론, 심지어 1기가의 1000배인 1테라짜리 파일까지 불특정다수에게 뿌릴 수 있다. 노트북의 일반적인 하드디스크 용량이 6기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그 위력이 대강 짐작된다.

    이건 언뜻 ‘심플’하고 별것 아닌 듯하지만 사실 놀라운 파괴력을 가진 일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파일들을 나눠 가지는 방법이 소리 소문 없이 전파됐다.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네티즌들은 요즘 이곳에서 ‘mp3파일’ 외에도 포르노 동영상, 게임 프로그램, 영화를 주로 주고받는다. 돈이 오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B가 C라는 동영상을 보고 싶으면 소리바다에서 그걸 달라고 하면 그만이다. 주는 쪽에선 아마 자신의 파일을 수백명에게 나눠주는 행위에 만족감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소리바다는 소리뿐 아니라 모든 ‘눈요깃거리’가 해결되는 바다가 됐다. 인터넷의 ‘무한복제’ ‘무한공유’ ‘공동분배’ ‘무차별’의 정신이 실현되는 현장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 너무 많은 네티즌들이 소리바다에 달라붙어 문제가 생겼다. 서버가 견디지 못해 대화방이 사라지거나 프로그램이 정지되는 ‘방폭’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자신에게 파일을 주겠다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됐다. 그러자 이들은 곧 다른 기막힌 ‘꾀’를 냈다. 그 얘기는 다음 호에 이어진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