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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들

‘동방견문록’ 外

‘동방견문록’ 外

‘고전’이라는 게 다 그렇듯이 이름은 알되 읽지 않은 책 중 하나일 것이다. 원제는 ‘세계의 서술’. 일본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면서 제목까지 수입됐지만, 마르코 폴로는 아시아의 ‘진기하고 놀라운 것’에 국한하지 않고, 동아프리카 해안지역이나 러시아 등 자신이 살았던 유럽 이외의 모든 지역을 ‘세계’로 인식하고 서술했다. 단순 번역이 아니라 마르코 폴로의 생애와 ‘동방견문록’에 대한 체계적인 해설, 원저자의 오류를 짚어주는 풍부한 각주 등 역자에 의해 다시 태어난 ‘완역 결정본’이다.

마르코 폴로 지음/ 김호동 옮김/ 사계절 펴냄/ 590쪽/ 2만6000원

◇ 경쟁의 한계

1992년 포르투갈 리스본에 19명의 학자가 모여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해온 ‘정복’과 ‘경쟁’의 논리를 반성하고 ‘협력’과 ‘상생’의 논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들이 작성한 향후 20년 내 인류가 봉착하게 될 6가지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시장 메커니즘에 충실한 ‘생존 시나리오’, 극단적인 생존투쟁을 벌이는 ‘아파르트헤이트 시나리오’, 미국 유럽 일본을 주축으로 한 ‘팍스 트리아디카 시나리오’, 유럽연합 등과 같은 ‘지역단위 통합 시니리오’, 세계시장 단일화 ‘가티스트 시나리오’, 가장 이상적 미래상으로 ‘지속 가능한 범지구적 시나리오’ 등.

리스본그룹 지음/ 채수환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202쪽/ 8000원



◇ 유리지갑 홍대리의 세금이야기

96년 상속세법 개정운동을 시작으로 세금과 관련한 각종 제도개혁에 앞장서 온 참여연대 조세개혁팀이 세금문제는 바로 ‘나’의 문제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펴낸 세금 에세이. 2000년에 예상되는 조세부담률 18.8%. 연봉 3000만원인 샐러리맨이 1년에 564만원의 세금을 낸다? 유리지갑 홍대리가 ‘봉’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정치권 탈세, 재벌의 변칙증여, 전문직 종사자들의 소득축소신고 등등. 홍대리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고 부가가치세 개선이나 금융실명제 정착 등을 제안한다.

참여연대 조세개혁팀 지음/ 홍윤표 그림/ 240쪽 / 7000원

◇ 현대국제조약집

지정학적 약점을 지닌 한반도가 살 길은 강한 외교력을 통해 국익을 도모하고 동북아 평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 외교력을 뒷받침해주는 논리가 ‘국제법’이다. 아시아국제법연구회는 우리사회에 국제법의 중요성을 알리자는 차원에서 국제조약집을 펴냈다. 총 13장으로 국제기구, 인권, 해양 항공 및 우주, 조약(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외교 및 영사관계, 국제범죄 및 국가책임, 국제환경법, 국제경제법,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 군비축소, 전쟁, 대한민국 관련 조약(한미 상호방위조약 등) 등이 수록돼 있다.

이장희 대표편집/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펴냄/ 940쪽/ 2만5000원

◇ 내 몸은 너무 오래 서있거나 걸어왔다

농촌작가로 알려진 저자가 7년 만에 펴낸 소설집. “홍시의 붉은 단물을 쏙쏙 빨아 삼키듯 읽게 만드는 문체의 힘”이라고 한 신경숙씨의 평을 ‘같은 동네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말’이라고 넘겨버리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 깊다. 단편마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넘쳐흐르지만 내용은 IMF체제와 도시화로 무너져 가는 농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이문구 지음/ 문학동네 펴냄/ 344쪽/ 8000원

◇ 장미의 기억

생텍쥐페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부인 콩쉬엘로의 회고록. 생텍쥐페리와 콩쉬엘로의 사랑과 삶을 모르고서는 ‘어린왕자’와 ‘야간비행’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끊임없이 어린왕자를 애태우는 ‘장미’가 바로 콩쉬엘로를 형상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 출신 미망인이었던 콩쉬엘로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생텍쥐페리와 만나 사랑에 빠졌고, 귀족(리옹백작)인 생텍쥐페리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3년 동안 그의 곁에 머물며 작품에 영감을 준 존재였다.

콩쉬엘로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선겸 옮김/ 도서출판 창해 펴냄/ 344쪽/ 9000원



주간동아 2000.07.13 242호 (p10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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