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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남북 정상회담 그후

첫 ‘민족공조’는 대일 배상금

남북한 여성계 지도자들 종군 위안부 문제 공동대처 합의…기소장 함께 작성할 가능성 커

첫 ‘민족공조’는 대일 배상금

첫 ‘민족공조’는 대일 배상금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물인 6·15 공동선언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응은 환영 일색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계는 김대중대통령과 동행 방북한 이희호여사가 북한 여성계 지도자들을 만나 일본 종군 위안부 및 태평양전쟁 희생자 문제에 대해 공동 대처할 것을 논의하고 온 것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희호여사는 수행원이 아닌 영부인 자격으로 방북했다. 그러나 이여사는 방북 이틀째인 6월14일 오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정당-사회단체 분야별 간담회에 ‘여성계 대표 자격’으로 참여해 남북협력과제들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형식은 이여사가 여원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 북한 여성계 지도자들을 접견-환담하는 자리였지만 내용은 남북 여성단체간의 교류협력 강화와 종군 위안부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남측에서 장 상 이화여대 총장이, 북측에서는 몽양 여운형의 셋째딸인 여원구 부의장과 천연옥 여성연맹위원장, 홍선옥 종군위안부 및 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대책위원회(종태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확인된 북한내 종군위안부 피해자는 218명

이와 관련해 주목받는 것은 홍선옥 종태위 위원장이 참석한 대목이다. 이여사는 이날 “그때보다 더 젊어졌다”고 말하면서 홍위원장과 반가운 재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맹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홍위원장은 홍원길 전 정무원 부총리(76년 사망)의 장녀로 오랜 세월 동안 외무성 조국통일국(12국)에서 근무해온 여성 관료 출신이다. 그런데 홍위원장은 외무성에 근무할 때인 91년 11월 당시 여연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몽양의 둘째딸로 98년 사망)과 함께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에 참석했었다. 이희호여사는 그 당시 기독교 여성계 지도자로서 북한 여성계 지도자들을 만났다.



한편 이날 면담에서 남북한 여성계 지도자들이 종군 위안부 문제의 ‘남북공조’에 합의한 데는 이 문제의 해결에 힘써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회장 김윤옥)의 사전노력이 있었다. 정대협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종태위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종군 위안부 관련 학술토론회에서 만난 정대협 관계자들에게 남한 정신대 피해자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정대협은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인 장 상 이화여대 총장을 통해 관련 자료와 함께 올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 7개국 민간단체 모의법정인 ‘2000년 일본군 성노예전범 국제법정’에서 남북한이 함께 기소장을 작성하자는 제안서를 이날 홍선옥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이 제의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7월말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2000년 법정’ 준비를 위한 국제실행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정대협과 종태위 인사들이 공동기소장 작성에 착수하게 될 전망이다.

92년 8월에 발족한 종태위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종군 위안부 피해자는 218명이고 그 가운데서 43명이 공개증언에 나섰다. 3월 중국 상하이 토론회에 참석한 박명옥 종태위 부위원장은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북한 입장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일본이 우리 인민과 아시아 인민들 앞에 저지른 전대미문의 성노예 범죄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인정하고 국가적 사죄와 보상으로 결산하는 것은 국제법상 견지에서 보나 인륜 도덕적 견지에서 보나 응당한 것이며 의무적인 것이다. 우리 인민은 대를 이어가면서도 일제로부터 당한 수모와 불행과 고통, 재난의 대가를 반드시 받아 내고야 말 것이며 이것은 우리의 당당한 권리다.”

한국(조선)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것은 분단 전의 일이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첫번째 ‘민족공조’는 종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 나올 전망이다. 그것은 나아가 ‘아시아 평화와 여성의 역할‘에도 부합하는 남북한의 ‘평화공조’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주간동아 2000.07.06 241호 (p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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